용마고는 16일 충남 공주시립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우신고와 16강전에서 7-0, 7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3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김민재는 1회 초 무사 1·2루에서 투수 쪽 기습번트 안타로 출루했다.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센스가 돋보였다.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든 용마고는 김세현의 2타점 적시타로 기선을 제압했다. 2회 초 1사 1·2루에서는 김민재가 1타점 적시타를 쳤다. 이어 더블 스틸에 성공해 상대 실책까지 유도했고, 김세훈의 2루타 때 팀의 다섯 번째 득점을 올렸다.
김민재는 6-0으로 앞선 7회 초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1사 후 김세훈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콜드게임 승리를 완성했다. 진민수 용마고 감독은 “김민재가 이번 대통령배에서 두 경기 모두 3안타씩 치며 타선을 이끌었다”고 칭찬했다.
김민재는 지난 14일 대구 상원고와 1회전(6-2 승)에서 4타수 3안타 5타점을 기록했다. 팀이 뽑은 6점 중 5점을 책임졌다. 이어 우신고전에서도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김민재는 올해 고교무대에서 타율 0.412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도 2개. 장타율은 0.632, 출루율은 0.512에 이른다. 그는 “어릴 때부터 ‘체격에 비해 타구를 멀리 보낸다’는 얘기를 들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고, 체중을 불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신장은 1m77㎝, 체중은 80㎏이었다가 75㎏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김민재의 롤 모델은 추신수(39·SSG 랜더스)다. 그는 “추신수 선배님은 모든 역할을 다 잘한다. 나도 5툴 플레이어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5툴 플레이어는 타격·파워·수비·송구·주루 능력까지 두루 갖춘 선수를 뜻한다.
내년 KBO 신인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민 김민재는 “(대통령배 8강에 진출하면서) 용마고가 올해 전국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됐다. 친구, 후배들과 치르는 마지막 전국대회라 생각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용마고는 하루 휴식 뒤 18일 충암고와 준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앞서 열린 경기에선 라온고가 김해고를 10-8로 꺾었다. 이 경기 시간은 고교 야구로는 매우 긴 3시 36분이었다. 라온고는 12안타를 때린 김해고보다 적은 안타(6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4사구를 17개나 얻어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2-3으로 뒤진 4회 초 4연속 4사구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두 차례 연속 밀어내기 볼넷 등에 힘입어 6-3으로 앞섰다. 6-5로 쫓긴 6회 초 4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라온고는 이날 승리로 2016년 창단 후 처음으로 전국대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라온고의 원래 교명은 송탄제일고였다. 2020년 삼성 라이온즈 2차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입단한 김지찬의 모교로 유명하다. 라온은 ‘즐거운’이란 뜻의 순우리말이다. 강봉수 라온고 감독은 “현재 선수 구성이 좋다.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 선수들이 즐겁게 훈련하며 따라와 줘서 정말 고맙다. 결승까지 올라 우승의 즐거움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