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디트로이트전에서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2⅔이닝 동안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부상 이후 복귀전에서 불펜으로 돌아왔다. 지난 8일 캔자스시티전에서 4이닝 2실점을 기록한 후 팔꿈치 염증 진단을 받은 김광현은 1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가 23일 빅리그에 복귀했다. 복귀했지만 선발 자리에 들지 못했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선발진 안정을 이유로 김광현을 불펜으로 등판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김광현은 MLB 데뷔도 불펜에서 치렀다.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구단이 그를 마무리로 낙점하면서 지난해 7월 25일 열렸던 피츠버그전에서 마무리로 1이닝을 던졌다. 당시 2피안타 1실점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선발로 다시 전환하면서 선발로는 7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1.42으로 활약하며 시즌을 마쳤다.
13개월 만에 불펜 등판은 성공적이었다. 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2⅔이닝을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회 초 시작과 함께 등판한 김광현은 그레이슨 그레이너에게 2루 뜬공, 데릭 힐과 빅터 레이예스에게 유격수 땅볼을 잡으며 첫 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땅볼 행진은 7회 초에도 이어졌다. 아킬 바두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한 것을 시작으로 조나단 스쿱, 로비 그로스먼을 모두 3루 땅볼로 잡아냈다.
피안타는 없었지만 8회에는 볼넷으로 실점 위기를 맞았다. 김광현은 선두 타자 미겔 카브레라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 만에 볼넷을 허용했다. 후속타자에겐 달랐다. 제이머 칸델라리오와 헤롤드 카스트로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이닝을 마칠 수 있었지만 마지막 타자인 그레이너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세인트루이스 벤치는 김광현의 책임 주자가 두 명 남은 상태에서 에드문도 소사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소사가 다음 타자 힐을 1루수 직선타로 잡으면서 김광현의 이날 기록은 2⅔이닝 무실점으로 마무리됐다. 총 투구수는 46구, 스트라이크는 27구였고 최고 구속은 92마일(약 148㎞)을 기록했다.
성공적인 복귀전이지만 마지막 불펜 등판일 가능성도 높다. 이날 선발로 등판했던 팀 에이스 잭 플래허티가 어깨 통증으로 강판되면서 결과에 따라 세인트루이스는 선발진에 빈 자리를 다시 채워야 한다. 선발진에 자리가 없어 불펜으로 갔던 이유가 사라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