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중단됐다. 사진=게티이미지 남미 축구 빅매치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경기가 킥오프 후 중단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6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네오 퀴미카 아레나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미 예선 8차전이 열렸다. 그러나 킥오프 5분 만에 경기는 중단됐다.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ANVISA) 직원들이 원정경기를 치르러 온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규정 위반 문제를 거론하면서 경기는 진행되지 않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클럽에 소속된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출전 때문이다. 브라질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영국에서 입국할 경우 14일 동안의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브라질은 방역 규정과 함께 EPL 클럽들의 차출 반대로 가브리에우 제주스(맨체스터 시티), 알리송 베커, 호베르투 피르미누(이상 리버풀) 등 9명의 선수를 소집하지 못했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4명의 EPL 선수가 포함됐다.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에밀리아노 부엔디아(이상 애스턴 빌라), 크리스티안 로메로, 조바니 로셀소(이상 토트넘)가 자가격리를 하지 않은 채 경기장에 들어선 것이다. 이중 부엔디아를 제외한 3명의 선수가 선발 명단에 포함돼 그라운드를 밟고 있었다.
소통 과정에서의 문제가 불거진 탓이다. ANVISA는 EPL 클럽에 소속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브라질에 도착했을 때 그들이 최근 영국에 있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으며 코로나19 방역 규정에 따라 경기에 뛰지 않고 격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안토니우 바라 토레스 ANVISA 국장은 “지시한 것이 이행되지 않았기에 경기를 중단시켰다. 4명의 선수는 격리 지시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팀 감독은 경기할 수 없다는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스칼로니 감독은 “뛸 수 없다는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면서 “실망스럽다. 무슨 일이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입해서는 안 됐다. 세계 최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즐기기 위한 파티였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도 분통을 터트렸다. 스페인 ‘마르카’에 따르면 메시는 “우리가 브라질에 온 지 3일째다. 경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가. (브라질 보건당국이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미리 호텔에서 말해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들은 이 부분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다”라며 “지금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피해는 선수들이 소속된 EPL 클럽으로 돌아간다. 브라질에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한 후 영국으로 돌아가도 10일 동안의 자가격리를 해야 하므로 3주 이상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9월 말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면 EPL 3경기 정도 출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력은 물론이거니와 훈련 불참으로 인한 몸 상태 및 감각유지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한편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킥오프 50분 만에 경기 취소를 선언한 뒤 관련 보고서를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하기로 했다. 다만 추후 경기 일정은 확정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