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출소 후 한 달 만의 공식 일정으로 ‘청년고용’을 선택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만나 정부의 청년희망 프로젝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3년간 3만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서 김부겸 총리를 비롯한 정부 측 인사와 간담회를 갖고 청년 일자리 창출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가석방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약속한 만큼 공식적인 대외활동을 정부와의 만남으로 결정했다. 삼성그룹에서는 이 부회장과 성인희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등이, 정부 측에서는 김 총리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13일 출소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 부회장은 취업제한 논란 등을 고려해 공개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청년들의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 총리를 안내하며 SSAFY 사업 내용을 설명했다.
SSAFY 사업은 2018년부터 시작된 삼성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8월 광주의 SSAFY 캠퍼스에 직접 방문해 챙길 정도로 지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은 이날 “취업연계형 SSAFY 교육생을 연간 1000명 수준에서 내년부터 2000명 이상으로 증원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2087명 교육생이 SSAFY를 수료했고, 이중 76%인 1579명이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SSAFY는 만 29세 이하 취업준비생·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1년간 운영된다. 삼성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고 교육생에게 월 100만원의 교육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은 사회공헌사업 확대를 약속했다.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C랩 아웃사이드'(청년창업 지원), 중소·중견기업 생산성 향상을 돕는 '스마트공장' 사업 등이다. 기존 사회공헌사업과 별도로 ‘지역 청년활동가 지원사업’을 신설한다. 연간 1만개 3년간 총 3만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지원사업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정부의 ‘청년희망ON 프로젝트’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KT에 이어 두 번째로 파트너십을 맺으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게 됐다.
이 부회장은 출소 이후 3년간 240조원 투자를 발표하면서 4만명의 직접 채용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이 부회장의 일자리 창출은 7만명으로 늘어나게 된 셈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약속한 4만명 고용 창출 약속을 지켰다. 삼성은 지난 7일 신입사원 공고를 내고 하반기 신규 채용에 돌입했다.
청년희망ON 프로젝트는 김 총리가 취임 직후 추진한 청년 일자리·교육기회 창출 사업이다. 정부가 맞춤형 인재 육성에 필요한 교육비 등을 지원하고 기업은 청년에게 일자리와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김 총리는 "청년주간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과 함께 청년 일자리 확대를 발표할 수 있게 돼 더욱 뜻깊다. 국민의 기업다운 삼성의 과감한 투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