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2시즌 개막 전 삼성은 10개 구단 중 최약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지난 시즌 후반에 슈팅 가드 이관희를 창원 LG에 트레이드했다. 후속 트레이드로써 빅맨 김준일도 LG로 떠났다. 베테랑 자원으로 쏠쏠한 득점원 역할을 해줬던 김동욱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수원 kt로 팀을 옮겼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선수단 내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병하면서 비시즌 동안 제대로 된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개최된 한국농구연맹(KBL) 컵대회에도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참가하지 못했다.
악재가 겹치는 상황에서 삼성은 최근 4시즌 연속 봄 농구에 오르지 못했다.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4승 4패로 승률 5할을 기록 중이다. '제2의 김주성'이 될 재목으로 평가받는 전체 1순위 이원석이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며 프로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이관희의 트레이드 맞상대였던 김시래도 올 시즌부터 동료들과 손발을 제대로 맞추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독기를 품었다. 올 시즌 프로농구 최약체라는 주변의 평가와 오명을 벗기 위해서다. 이상민 삼성 감독도 "삼성이 최하위를 기록할 것이라는 지배적인 평가 있었다. 그래서 선수들이 독기를 품고 더 열심히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선수들의 노력과 근성을 칭찬할 정도다.
그렇지만 정신력 하나만으로는 프로리그라는 무대에서 살아남기는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삼성 입장에서는 비시즌 동안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해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실제 삼성이 연패를 당한 원주 DB와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경기 후반 선수들이 지치는 모습을 보여 야투 성공률과 리바운드가 현저히 감소했다.
이상민 감독은 변칙 라인업을 꺼내 들었다. 지난 26일 안양 KGC와 경기에서 주전 가드 김시래와 대신에 이동엽을 선발로 출전시켰다. 포워드 배수용도 시즌 첫 출전에 나섰다. 선수기용을 폭넓게 가져간 이유는 주전 선수들을 벤치에 앉혀 계속된 경기 소화로 인한 피로를 낮춰주고 체력 안배를 해줄 목적이었다. 그 결과 삼성은 야투 성공률과 리바운드에서 KGC를 압도하며 2연패를 끊었다.
삼성은 시즌 초반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한 체력 문제를 폭넓은 선수기용으로 이겨낸다면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거대 신인 이원석과 차민석이 점차 팀에 적응하고, 시즌 도중 전역하는 가드 천기범이 합류한다면 삼성은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