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은 26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전에 구원 등판해 시즌 26홀드를 기록했다. 2013년 이동현이 기록한 25홀드를 넘어 LG 구단 역대 개인 한 시즌 최다 홀드를 달성했다. 여기에 좌완 김대유까지 24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둘은 각각 홀드 부문 3위와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최근 LG 마운드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부상과 부진으로 선발진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마무리 고우석은 후반기에만 블론세이브 5개를 범했다. 타선마저 후반기 타율 0.250으로 주춤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건 불펜이다. 구원진 평균자책점 3.33으로 10개 구단 중 1위다. LG는 올 시즌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승률도 0.967로 1위다.
필승조를 이끄는 쌍두마차는 정우영과 김대유다. 위기를 극복하고, 위기 상황을 막고 있다.
2019년 신인왕 출신의 정우영은 지난 6월 도쿄올림픽 야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탈락했다. 기대가 있었기에 상심도 컸다. 그는 "솔직히 망연자실했다"고 심정을 드러냈다. 엔트리 탈락 후 잠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 휴식기 때 오히려 훈련에 집중했다. 전반기 3.52였던 평균자책점은 후반기 1.16으로 낮췄다. 목표로 한 홀드왕(KIA 장현식, 현재 34홀드) 타이틀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팀의 3년 연속 가을 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정우영은 "3년 동안 아프지 않고 불펜 투수로 풀 타임 시즌을 소화한 것이 더 인정받을 수 있는 가치라고 생각한다.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 느낌으로 가을야구까지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무명 선수였던 김대유는 야구 인생의 꽃을 피웠다. 그는 2010년 넥센(현 키움) 3라운드 18순위로 입단해 1차례 방출과 두 번의 2차 드래프트 이적을 했다. 지난 시즌까지 승리와 홀드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11(45⅔이닝)만 기록했다. 프로 네 번째 유니폼을 입은 LG에선 지난해 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3.14로 부진해 방출 통보의 두려움을 가졌다.
하지만 올 시즌 LG에 없어선 안 될 좌완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27일까지 63경기에서 4승 1패 24홀드 평균자책점 2.17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왼손 투수 가운데서는 압도적으로 홀드(2위 SSG 김태훈 16개)가 가장 많다. 프로 입단 후 10년 간 투구 이닝(45⅔이닝)보다 올해 더 많은 49⅔이닝을 던졌다.
정우영은 "(김)대유 형과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 펼친다. 캐치볼 파트너로 서로 도움 주면서도 의식도 한다"며 "나도 그렇고 대유 형도 절실함을 갖고 던져 시너지 효과를 낸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