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을 보면 지난달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9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지난달 상승 폭은 2014년 11월 이후 6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품목별로 보면 라면 가격이 1년 새 11.0% 올라 2009년 2월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팔도 등 대표적인 라면 업체들이 밀가루, 팜유 등 원재료비 상승을 이유로 8월부터 줄줄이 라면 출고가를 인상한 여파다.
오뚜기는 지난 8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렸다. 가격 인상 폭은 진라면 12.6%, 스낵면 11.6%, 육개장(용기면) 8.7% 순이다. 농심도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 등 평균 6.8% 올렸다.
삼양식품도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 등 13개 라면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평균 6.9% 인상했다.
팔도 역시 지난 9월 라면 가격을 평균 7.8% 인상했다. 공급가 기준 비빔면 10.9%, 왕뚜껑 8.6%, 도시락 6.1%, 일품 해물라면 6.3%씩 올렸다.
통계청 관계자는 "업체들이 올해 8월, 9월에 출고가를 올린 것이 10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에 반영됐다"며 "원재료 가격 상승은 곧바로 반영되기보다 다소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밀가루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국수 가격 역시 19.4% 올랐고, 비스킷과 파스타면, 빵, 스낵 과자 가격도 함께 상승했다.
문제는 국제 곡물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감에 따라 향후 가공식품 가격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실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곡물·유지류·육류 등 주요 식량 품목의 국제 가격을 지수화한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10월 기준으로 전월보다 3.0% 상승한 133.2로 집계됐다.
여기에 장바구니 물가뿐 아니라 외식 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15.10으로 1년 전보다 3.2% 상승해 2018년 11월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품목별로는 생선회가 8.8%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죽과 막걸리, 갈비탕 등이 뒤를 이었다. 김밥 가격은 4.8%, 밖에서 사 먹는 라면 가격도 3.9% 각각 올랐다.
이에 따라 서민 체감 물가와 직결되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4.6% 급등해 2011년 8월 이후 10년 2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