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플레이오프 3선발이 유력한 데이비드 뷰캐넌(왼쪽부터)-원태인-백정현. 삼성 제공 삼성은 바뀐 플레이오프(PO) 진행 방식이 반갑다.
지난 7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 PO를 5전 3승제에서 3전 2승제로 변경했다. 도쿄올림픽 휴식기 등으로 시즌 일정이 미뤄지면서 콤팩트한 포스트시즌 운영이 불가피했고 PO가 단축됐다.
6년 만에 가을야구를 앞둔 삼성엔 나쁘지 않은 방식이다. 5전 3승제에선 선발 투수가 최소 4명 필요하다. 지난해 PO에서 맞대결한 두산과 KT 모두 선발 4명으로 시리즈를 소화했다. 하지만 3전 2승제에선 선발 투수가 3명이면 충분하다. 데이비드 뷰캐넌(16승 5패 평균자책점 3.10)-원태인(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백정현(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까지 3선발이 확실한 삼성에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PO에 나서는) 선발은 3명"이라고 못 박았다. PO 맞대결 상대에 따라 등판 순번에만 변화가 있을 뿐 3선발로 시리즈를 운영한다는 계획엔 변함이 없다.
약점 보완이 가능해졌다. 삼성 마운드는 최대 약점이 왼손 계투다.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였던 신인 이승현이 허리 부상으로 낙마, 포스트시즌 등판이 어렵다. 지난해 필승조로 뛴 임현준은 최근 구단에서 방출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노성호와 이상민이 빈자리를 채우지만 두 선수 모두 제구와 구위가 아쉽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까지 이어주는 왼손 연결 고리가 약하다. 그런데 PO가 3선발로 운영되면서 숨통이 트였다. 4선발 마이크 몽고메리와 5선발 최채흥이 불펜에 대기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두 선수 다 왼손 투수고 긴 이닝까지 소화할 수 있어 쓰임새가 다양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정규시즌 막판 이미 '불펜 최채흥'를 선보였다. 지난해 11승 투수 최채흥은 시즌 마지막 4번의 등판을 모두 불펜에서 소화, 6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입대를 앞둔 최채흥은 "떨리지 않는다. 오히려 설렘이 있다"며 "(위기를) 막으면 내가 영웅이 되니까 너무 재밌다. 아웃카운트 하나에 환호가 달라진다"며 불펜을 반겼다.
몽고메리는 불펜이 더 익숙하다. 2015년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활약했다. 시카고 컵스에서 뛴 2016년에는 월드시리즈에서 5경기를 불펜으로 나가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 우승에 힘을 보탰다. 시리즈 최종 7차전 세이브 투수가 바로 몽고메리였다. 몽고메리는 시속 150㎞에 육박하는 속구가 강점이다.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불펜에선 구속이 더 올라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