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성수점에서 고객이 딸기를 고르고 있다. 이마트 제공 대형마트가 신선식품 강화에 나서고 있다. 마트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인 그로서리(식료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농어가와의 상생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과일, 채소의 구매기준을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신선식품 브랜드 ‘파머스픽’를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파머스픽은 고객이 원하는 신선식품을 만들기 위해 농가까지 관리하는 이마트의 고객약속 프로젝트다.
이마트는 좋은 환경에서 재배된 농산물이 수확 후 품질기준에 따라 선별되고 저장·포장·상품화되기까지의 일련 과정을 직접 챙겨 우수한 농가의 공급 풀을 확보하고, 이를 브랜드화하고자 파머스픽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과의 경우 영주·안동·문경 등 일교차가 커 당도가 높은 사과를 생산하기 좋은 조건을 갖춘 전국 10여 개 지역, 1000여 개 농가의 데이터를 분석해 좋은 품질의 사과를 지속해서 생산하는 농가 상품에만 파머스픽 브랜드를 부여한다. 고객들의 선호도를 반영해 13브릭스 이상의 당도와 아삭한 식감, 15㎏ 상자에 40~60개가량 들어가는 사이즈 등을 준수하며 수확 후에도 갓 딴 맛을 유지하는 저장 등으로 다음 해 6~7월까지 동일한 맛을 보장한다.
이마트 파머스픽 로고 이마트가 파머스픽을 론칭하게 된 것은 차별화된 신선식품 브랜드를 구축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선식품은 신선도가 생명인 만큼,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이커머스보다 우위를 지니고 있는 카테고리로 꼽힌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농·축·수산물 온라인 거래액은 6조563억원으로 전체 온라인 거래액의 3.8% 수준이다. 반면 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농·축·수산물 비중은 25%에 달한다.
이런 트렌드에 발맞춰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신선식품을 제안해 오프라인 유통의 강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 로컬 상품기획자(MD)가 충북 음성 산지 복숭아 농가에서 과일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최근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롯데마트도 그로서리 차별화에 집중하며 전열을 갖추고 있다.
롯데마트는 신선식품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우수한 로컬푸드 산지를 발굴하고 ‘K-품종’을 지속해서 개발하는 데 더욱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올해 롯데마트는 2019년 대비 신규 농가와 로컬푸드 상품을 모두 2배 이상 늘리기도 했다.
특히 대형마트의 경우 점포가 입지한 해당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직접 소비하는 로컬푸드 거래의 장을 만들면 ‘지역 활성화’와 ‘유통구조 개선’ 두 마리를 잡을 수 있는 것도 기업 입장에선 이점이다.
롯데마트는 로컬푸드 특성상 상품 선별이나 재배 환경 등에 편차가 크다는 한계점을 고려, 로컬 상품기획자(MD) 인력을 12명에서 19명으로 보강하고 동일한 품질로 상품화하는 작업으로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올해 신규 출시한 ‘새벽 수확’ 딸기·복숭아·옥수수를 포함, 연말까지 198개의 농가에서 생산된 80여 가지의 로컬푸드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도 유통의 본질인 신선식품 품질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품질 검증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산지 관리 전문조직 운영, 신선식품 전문 감독관 운영, 콜드체인 시스템 등으로 모든 단계에서 상품의 일관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갔지만, 그로서리는 매장에서 직접 보고 사려는 고객들의 수요가 꾸준하다"며 "거리두기 재개로 집밥 수요가 다시 증가한 가운데 대형마트의 품질 개선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