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단은 20일 오후 "장성우와 기간 4년, 총액 42억원(계약금 18억원·연봉 20억원·옵션 4억원)에 계약했다"라고 밝혔다. 장성우는 그동안 에이전트 없이 직접 구단 실무진과 협상을 진행했다. 난기류를 거치기도 했지만 결국 계약이 잘 마무리됐다는 후문이다.
이숭용 KT 단장은 "올해 KT 통합 우승 주역인 장성우와 다시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앞으로도 팀 중심이 돼주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장성우는 고교(경남고)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였다. 블로킹과 송구 등 기본기가 탄탄하고, 힘까지 갖춘 포수로 평가받았다. 2008 1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역 연고 팀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되며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빛을 보지 못했다. 롯데에는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가 버티고 있었다. 장성우는 출전 기회가 적었다.
그사이 병역 의무를 마친 장성우는 2015년 5월 KT로 트레이드되며 야구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주전 포수가 필요했던 KT는 당시 팀 최고 유망주 투수였던 박세웅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했다.
장성우는 2015년 데뷔 처음으로 800이닝 이상 안방을 지키며 비로소 잠재력을 발휘했다.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후에는 유한준(은퇴), 박경수, 황재균과 함께 팀을 이끌어가는 '주축' 선수로 인정받았다.
안방에서는 KT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었다. 2020년 신인왕 소형준은 "장성우 선배님의 투수 리드만 따라간 덕분에 데뷔 시즌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했다. 올 시즌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만 21번 해낸 고영표는 "구종 선택은 그냥 (장)성우 형한테 맡긴다"라며 치켜세웠다. 이강철 감독도 "장성우가 없었다면 우리 팀 투수들이 이토록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타석에서는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타자다. 최근 2년(2020~2021)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올해는 결승타만 10개를 기록하며 클러치 능력도 과시했다. 어느새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성장한 장성우는 2021년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데뷔 14년 만에 얻은 FA 계약 기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장성우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KT는 내 프로 생활에 있어 전환점을 마련해준 구단이다. 늘 감사한 마음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2022시즌도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