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맷 윌리엄스 전 감독 체제로 치른 지난 두 시즌(2020~2021년) 동안 700이닝 이상 소화한 포수가 없었다.
김민식(33)과 한승택(28)이 컨디션, 팀 투수와의 호흡, 상대 투수와의 타격 성적에 따라 번갈아 선발 출전했다. 2021시즌 김민식은 100경기(67선발)에 출전해 606이닝, 한승택은 82경기(68선발)에서 589이닝을 막았다.
김민식은 2017시즌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끈 포수다. 에이스였던 양현종과 호흡이 특히 좋았다. 도루저지율 37.8%를 기록하며 수비 안정에 기여했다. 한승택은 탄탄한 수비 기본기 앞세워 2019시즌 주전 포수를 맡았다. 포구와 블로킹 능력은 김민식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1시즌 KIA의 안방 수비력은 나쁘지 않았다. 김민식과 한승택 모두 수비율 0.990, 도루저지율 26% 이상 기록했다. 이의리·정해영·장현식 등 20대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기도 했다.
반면 타격 성적은 형편없었다. 김민식은 타율 0.220 OPS(출루율+장타율) 0.624, 한승택은 타율 0.217 OPS 0.617를 기록했다. 원래 타격 능력이 좋은 편이 아닌 데다, 꾸준히 타석 기회에 나서지 못하다 보니 타격감을 잡지 못했다.
포수는 타격보다 안정감 있는 수비와 투수를 리드하는 능력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공격력이 강한 포수를 보유하고 있는 팀은 순위 싸움에서 경쟁력이 생긴다. 2021년 정규시즌 1~3위 주전 포수 장성우(KT 위즈),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유강남(LG 트윈스)은 모두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KIA는 2021시즌 팀 타율(0.248) 9위, 팀 장타율(0.336) 10위에 그쳤다. 약한 공격력을 보완하기 위해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평가받는 나성범을 영입했다.
그러나 KIA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영입을 하지 않았다. 다가올 시즌도 가용 자원은 김민식과 한승택뿐이다. 두 포수는 안방 분담 체제에서 타격 능력이 성장하지 못했다.
2021시즌 9위 KIA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안방 화력도 강해져야 한다. 이제 포수 운영 노선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프링캠프와 개막 초반 경기력을 바탕으로 한 선수를 주전으로 낙점, 이후 꾸준히 선발 기회를 부여하는 편이 나아 보인다.
타석 기회가 늘어나야 타격 능력도 좋아질 수 있다. 당연히 팀 투수들과의 호흡, 경기 운영 능력도 나아진다. 다가올 시즌 KIA 안방에 800이닝 이상 막아줄 붙박이 주전 포수가 등장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