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 참가팀 확대 여부를 두고 엇박자가 나고 있다. 구단들은 "적절한 논의도 없이 KBO(한국야구위원회)가 관련 내용을 발표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26일 오후 KBO는 '새로운 40년을 준비하는 '더 뉴 KBO' 핵심 추진 사업 발표'라는 보도자료를 발송했다. 이는 하루 전 열린 2022년 제1차 이사회(사장단 모임)에서 논의된 안건을 정리한 것이었다.
논란을 자초한 대목은 팬 친화적인 제도 개선 부분이다. KBO는 '팬들의 관심이 높은 PS 참가 팀 확대, 경기 운영 방식 변화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이르면 2022시즌부터 적용을 준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몇몇 매체를 통해 현행 상위 5개 팀이 참여하는 가을야구가 6개 팀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무엇보다 '2022시즌부터 적용을 준비한다'는 문구가 '바로 올 시즌부터 적용될 수 있다'로 해석, 현장의 혼란이 가중됐다.
A 구단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이사회에서 잠깐 언질했는지 모르겠지만, 실행위원회에서는 이와 관련해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며 "실행위를 거쳐 의견이 모이면 이사회로 올라간다. 실행위에서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 구단 단장도 "금시초문이다. 도입하려면 충분한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갑자기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C 구단 단장도 "논의 자체가 안 됐다"고 못 박았다.
KBO는 이사회 전 단장 모임인 실행위원회가 열린다. 2022년 첫 실행위원회도 지난 18일 한화 이글스 제외, 9개 구단 단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PS 진출팀 확대는 논의 안건이 아니었다. KBO 발표 이후 대부분의 단장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다. PS 진출팀 확대는 구단 운영과 직결되는 사안인데 단장들이 모른 채 논의됐다면 더 큰 문제다.
가을 야구가 6개 팀으로 확대되면 현행 '사다리 방식'의 제도가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프로농구처럼 3위와 6위, 4위와 5위가 맞붙고 승리한 팀이 각각 1위, 2위와 맞대결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D 구단 단장은 "10개 팀 가운데 중간도 하지 못했는데 가을 야구를 한다는 게 이상하다. 상징성을 보면 (PS 진출팀은) 5위가 최고치 같다"고 말했다. A 구단 단장도 "5개 구단도 많다고 생각하는데 6위까지 PS를 치르면 (정규시즌) 순위 경쟁을 치열하게 할 필요가 있겠나. 야구가 더 재미없어질 것"이라고 부정적인 의사를 내비쳤다. B 구단 단장도 "6개 팀 확대는 찬성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KBO는 '큰 틀에서 다양한 논의를 해보자는 의미'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제도를 총체적으로 점검해보자는 것"이라며 "획일적인 사고의 틀을 깨고 모든 방향을 검토한다. 구단 의견이나 여론도 당연히 수렴해야 한다. 올 시즌에 당장 바꾸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겠나. 당장 6개 팀으로 간다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