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기 전, 선발 라인업을 본 김민석은 다소 복잡한 얼굴로 더그아웃 벤치에 앉았다. 먼저 앉아있던 박준순 옆에 자리를 잡은 김민석은 그에게 물었다. "지명타자는 처음인데, 어떻게 하지."
2004년생 프로 3년 차 김민석이 2살 어린 후배에게 이런 질문을 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2023년 데뷔 이후 지명타자 출전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박준순은 지난 5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지명타자로 출전해 사이클링 히트에 2루타 하나 모자란 5타수 4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두른 경험이 있었다. 김민석은 주저없이 두 살 동생에게 다가가 질문했다.
조용하지만 짧은 답변을 들었다. 해답을 얻었을까. 김민석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5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팀의 선취점이자 결승타점을 때려내며 두산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29일 잠실 삼성전에서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김민석. 두산 제공
무슨 답을 들은 걸까. 경기 후 만난 김민석은 "수비를 하면서 타석에 나가면 몸도 잘 풀리는데, 지명타자로 나서는 건 처음이라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지 준순이에게 물어봤다"면서 "네 타석 전부터 몸을 풀면 좋다고 하더라. 준순이 말대로 따라했고, 실내에서 타격 훈련을 하면서 몸을 풀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단단히 준비한 김민석은 0-0으로 팽팽하던 4회, 무사 1, 3루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초구를 받아쳤고, 이는 적시 2루타로 이어져 두산의 선취점으로 이어졌다.
결승타 순간을 돌아본 김민석은 "(양)의지 선배님이 앞에서 투구수를 많이 빼주신 덕분에 대기 타석에서 타이밍을 잡기 수월했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놓친다면 쉽지 않을 거라고 판단해서 자신있게 돌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패 분위기로 이어지면 안 되기 때문에 오늘은 꼭 이기고 싶었다. 승리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29일 잠실 삼성전에서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김민석. 두산 제공
사실 김민석의 지명타자 출전은 전날(28일) 수비 실수와 관계가 없지 않다. 김민석은 5회 타구 포착에 실패하면서 적시타를 내줬다. 다음날 경기 전 김원형 두산 감독도 이 수비에 아쉬움을 내비친 바 있다.
김민석은 "전날 아쉬운 수비가 있었지만 타석에서 더욱 집중하고자 했다. 수비에서 아쉬움을 타석으로 가져오거나, 반대로 타석에서 아쉬움이 수비에서 나온다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코치님들이 멘털 케어를 잘해주셔서 빨리 잊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도 야구장을 가득 찾아와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린다. 내일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