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맏형 곽윤기(33)가 중국의 혼성 계주 금메달 획들을 두고 작심 발언했다.
곽윤기는 6일 중국 베이징 캐티팔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공식 훈련을 마친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침통한 표정을 지어보였고,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했다.
전날(5일) 열린 혼성 계주에서 중국이 금메달을 딴 결과와 과정을 언급했다. 곽윤기는 "중국이 우승하기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억울하고, 후배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든다. 내가 꿈꿨던 금메달의 자리가 이런 것인가 반문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대표팀과는 관계없는 판정이었지만, 우리가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우리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너무나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혼성 계주 준결승에서 중헝가리, 미국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2위까지 결승에 진출하기 때문에 우승후보 중국이 B파이널로 떨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10여분 동안 비디오 판독이 실시됐고, 미국과 ROC(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함께 페널티를 받았다. 미국이 벌칙을 받으면서 중국은 2위로 결승에 진출했고, 금메달까지 차지했다.
중국은 결승선까지 13바퀴를 남기고 3위로 달리다가 선수 교대를 시도했다. 이때 중국 런지웨이와 장위팅 사이에 있던 ROC 선수가 이를 방해를 했다. 런지웨이는 그대로 앞으로 달려나갔고, 결국 터치 없이 그대로 달려나갔다.
러시아의 페널티는 명백했다. 중국의 터치를 방해했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애매모호하지만 라이언 피비리토가 블루라인을 넘어섰기 때문에 반칙 사유가 충분했다.
중국의 '블루투스 교대'도 실격으로 처리될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에겐 페널티가 적용되지 않았다.
곽윤기는 "준결승을 직접 봤는데 세 팀(중국, ROC, 미국) 이 실격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뒤에서 보던 네덜란드 선수들도 같은 말을 했다"며 "비디오 판독이 길어지면서 '설마'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고 했다.
곽윤기는 "터치가 안 된 상황에서 그대로 경기를 진행한 것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 혼성 계주 규칙상 반 바퀴를 더 탄 다음에 교대를 해야 한다. '다른 나라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결승에 오를 수 있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혼성 계주에서 남자 주자 박장혁이 넘어지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선수단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대표팀 리더인 곽윤기는 "아쉬웠던 경기다. 사실 넘어진 이유는 본인이 잘 알 것이다. 이야기 하기엔 조심스럽다"라며 "지금은 어떤 말을 해도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마음을 풀어주기보다 시간을 두고 조금씩 한 계단씩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뻔한 말은 하지 않는다. 곽윤기는 "(후배들에게) '견뎌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아 있다. 곽윤기가 뛰는 남자 계주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