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중국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스키 여자슬로프스타일 예선이 폭설로 미뤄진 가운데 관계자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눈이 오지 않아 걱정했던 동계올림픽이 돌연 쏟아진 폭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눈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부터 문제로 지적된 요소였다. 베이징은 연평균 겨울 강수량이 7.9mm에 불과하다. 동계 종목 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조 원 이상을 들여 100% 인공눈으로 설상 경기를 운영했다. 인공눈을 만들기 위해 2억2200만 리터 이상의 물을 투입했다. 1억 명이 하루 동안 마실 수 있는 양이다. 인공눈 제조기 100개 이상, 발사기 300개 이상이 동원됐다.
그런데 정작 대회 중반인 지난 13일, 폭설이 쏟아졌다. 베이징 시내 적설량이 최대 10㎝에 달했고 눈을 동반한 강풍까지 더해졌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강하고 단단한 표면을 가진 인공 눈과 부드러운 자연 눈이 섞여 문제가 생겼다”는 진단도 전했다. 결국 장자커우 겐팅스노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스키 여자슬로프스타일 예선이 미뤄졌다. 이날 열렸던 알파인스키 남자 대회전에서는 87명의 출전 선수 중 33명이 완주하지 못했다. 옌칭 국립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예정됐던 알파인스키 여자활강 2차 공식 연습은 결국 취소됐다.
크로스컨트리에서도 선수들이 어려움에 부딪혔다. 영국 가디언지는 “남자 4x10㎞ 크로스컨트리 릴레이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팀이 꽤 느린 속도로 레이스에서 승리했다”라며 “1분54초50을 기록하며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같은 종목 기록보다 20분 이상 느린 기록”이라고 소개했다.
성화 논란까지 더해졌다. 미국 USA투데이 스포츠가 베이징국립경기장 올림픽 성화가 폭설로 꺼진 듯하다고 주장하며 사진을 공개했다.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는 올림픽 성화대에서 불꽃이 보이지 않았다. 조직위는 이에 대해 “경기장 측에서 성화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라며 “아마 눈 때문에 시야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