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올림픽위원회 카밀라 발리예바. 사진=중앙일보 김경록 기자 추락한 '피겨 스타'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향한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발리예바는 이런 상황에서 나선 공식 훈련을 좋은 컨디션으로 소화했다.
'뉴욕타임즈'는 16일(한국시간)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심장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두 가지 약물이 더 검출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채취한 발리예바의 도핑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 겸 흥분제 효과를 내는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됐다. 도핑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에게 징계를 내렸다가 철회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스포츠중재판소(CAS)가 이를 기각했다.
뉴욕타임즈는 트리메타지딘 외 하이폭센과 엘카르니틴까지 검출됐다고 알렸다. 금지 약물은 아니지만, 지구력을 높이고 피로를 줄일 수 있는 약물로 알려졌다. 발리예바는 심장병이 있는 할아버지와 같은 컵을 사용한 탓에 양성 반응이 나온 것 같다는 취지로 입장을 전해 스포츠팬의 공분을 샀다. 지난 15일 쇼트 프로그램에서 82.16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지만, 그를 향한 시선은 차갑다. IOC는 발리예바가 3위 안에 들면, 메달 수여식을 생략할 계획을 전했다.
16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인도어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피겨 여자 선수들의 공식 훈련에는 지난 14일 보조 링크에서 진행된 훈련보다는 적은 취재진이 찾았다. 논란은 이어지고 있지만, 취재 열기는 조금 식었다.
발리예바는 현지 시간 오후 2시 45분께 같은 조 선수 중 두 번째로 프리 스케이팅 런쓰루를 진행했다.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Bolero)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그는 첫 번째 점프인 쿼드러플 살코를 가볍게 성공했다. 그러자 앞선 선수들의 런쓰루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취재진이 있는 위치였다.
발라예바는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악셀, 세 번째인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도 넘어지지 않고 처리했다. 이후 잠시 연기를 멈추고 숨을 고르는 모습을 보였다. 플라잉 카멜 스핀과 코레오 시퀀스는 건너뛰었다. 이어 음악에 맞춰 트리플 토루프-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으로 다시 점프에 초점을 맞췄다. 점프해낼 때마다 박수 터졌다.
발리예바는 이후 개인 훈련에 집중했다. 약 25분 후 겉옷을 입고, 링크장을 빠져나갔다. 이날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지나며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틀 전 쇼트 프로그램을 마친 후와 달리 코치 2명과 얘기를 하며 여유 있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표정이 밝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