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농구 스타’ 브리트니 그라이너(32·피닉스 머큐리)가 러시아에서 마약 소지 혐의로 구금된 게 뒤늦게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AP,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의 한 공항의 수화물 검사에서 대마를 농축한 해시시 오일이 포함된 전자담배 카트리지를 적발해 소유주인 미국 선수를 구금했다. 러시아 세관당국이 실명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공개된 영상과 러시아 타스 통신 보도에 따르면 그라이너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라이너는 2016년 리우올림픽과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미국의 2연패를 이끈 농구스타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피닉스 머큐리 소속 센터이며, 올스타에만 7차례 선정됐다. 여자 선수로 드물게 덩크슛을 터트리는 선수다.
그라이너의 에이전트는 “그리너스의 상황을 알고 있다. 러시아의 법적 대리인, 가족, 팀, WNBA 등과 긴밀하게 연락하고 있다. 그녀 귀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정신적, 신체적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WNBA도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그녀의 신속하고 안전한 미국 귀국”이라고 밝혔다.
그라이너는 2015년부터 WNBA 오프시즌에 연봉이 훨씬 높은 러시아 리그의 UMMC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뛰어왔다. 그라이너는 뉴욕에서 모스크바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라이너는 지난 1월29일 UMMC에서 마지막으로 뛴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2월5일부터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지 않았다. 러시아에서 마약 범죄는 5년에서 10년 실형에 처해질 수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함에 따라 미 국무부는 러시아에 있는 자국민에게 즉각 출국할 것을 촉구한 상황이다. 그라이너를 제외한 미국 선수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러시아 당국이 뒤늦게 발표해 그라이너가 얼마나 오랫동안 구금됐는지는 불분명하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10일째 되는 날에 이 소식이 전해졌다.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그라이너가 구금됐다는 소식에 미국도 발칵 뒤집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가 미국을 향한 입김을 위해 유명 미국인을 구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했다. 러시아가 그라이너를 인질로 삼고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