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LG 선발 투수들이 호투하고 있다. 세 차례의 시범경기에서 선발진은 총 8과 3분의 2이닝을 던져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선발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4선발 이민호와 5선발 경쟁 중인 좌완 임준형도 각각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여서 큰 의미를 두긴 어렵지만, 선발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훨씬 안정감이 있다. 지난해 시범경기에서는 케이시 켈리와 앤드류 수아레즈, 정찬헌(현 키움 히어로즈)만 정상적으로 출격했다. 임찬규와 이민호는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시범경기를 건너뛴 채, 정규시즌 개막 후 뒤늦게 합류했다. 차우찬은 기약 없는 재활 치료 중이었다.
상황이 다급해지자 LG는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마운드 수혈에 나섰다. 양석환을 내주고, 함덕주를 데려와 선발진에 긴급 투입했다. 두산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투수로 준비 중이던 함덕주를 선발로 기용할 만큼 사정이 급했다. 지난해 LG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3.85(2위)로 좋았지만, 드러난 수치와 달리 선발 자원이 그리 넉넉하진 않았다. 시즌 도중 차우찬이 합류하며 잠시 여유를 찾았지만, 올스타 휴식기 이후에는 정찬헌을 트레이드로 보내며 다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스프링캠프 초반만 해도 류지현 LG 감독은 "선발진 고민이 여전히 가장 크다"고 했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를 한 불펜진이 건재하고, 박해민 영입으로 공·수·주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선발진 숙제'는 풀지 못했다.
새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지난 14일 키움전에서 3이닝 1피안타 6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3일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에서도 잘 던졌다. 제구력에 합격점을 받았고, 커브의 각이 특히 예리하다. 플럿코와 LG 역대 외국인 최다승(42승) 투수 케이시 켈리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연합뉴스 임찬규는 15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2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을 했다. 지난해 1승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은 3.87로 좋았다. 평균 구속도 많이 올라 남다른 각오로 준비를 마쳤다. 이민호는 14일 키움전에서 3이닝 무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했다.
5선발 경쟁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손주영과 임준형, 김윤식 등 신예 투수들이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을 바라보는 류지현 감독은 흐뭇한 표정이다. 그는 "플럿코는 실전에서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민호는 스트라이크 구사 비율 높아져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임준형도 벤치에서 바라볼 때 편안함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