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2022시즌을 개막 시리즈 전패로 출발했다. 승리는 따내지 못했지만, 젊은 불펜진의 호투에는 웃을 수 있었다.
한화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시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전날 개막전에서 4-6으로 패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두산에 승리를 내줬다. 전날 중심 타선 활약으로 점수를 내고도 선발 김민우의 5이닝 6실점(5자책점) 부진으로 패했다면, 이날은 마운드가 단 1실점 호투하고도 타선이 차갑게 식으면서 영봉패를 당했다.
비록 두 경기 싹쓸이 패배를 당했지만, 승리만큼 값진 가능성은 확인했다. 올 시즌 가장 불안요소로 꼽혔던 불펜진이 두 경기 모두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한화는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우람의 시범경기 부진과 강재민의 팔꿈치 부상으로 뒷문이 크게 헐거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려와 달리 개막 시리즈 한화의 뒷문은 두터웠다. 2일 개막전에는 사이드암스로 김재영과 지난해 가능성을 보여준 주현상과 김종수가 나와 3이닝을 지웠다. 3이닝 동안 셋이 맞은 안타는단 하나뿐이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이들의 호투에 한껏 미소를 지었다. 수베로 감독은 3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작년에 비해 이 선수들이 성장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아 기뻤다"며 "주현상과 김종수가 작년에는 전혀 보여주지 못했던 기복 없는 투구 모습을 잘 보여줬다. 가령 김종수는 14구 중 11구가 스트라이크였다"고 호평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어 "김범수와 윤호솔도 작년에 비해 많이 성장했다. 선수 개개인이 성장한 건 팀에 장기적으로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베로 감독의 말처럼 4일 2차전에도 불펜진의 호투는 이어졌다. 선발 닉 킹험이 6이닝 1실점을 기록하고 물러난 후 첫 번째 불펜으로 김범수가 7회 말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두 타자 김인태에게 안타를 맞았고, 적시타 위기에서 대타 강진성과 8구 승부까지 벌였지만, 결국 이겨내며 무실점으로 임무를 마쳤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에 달했다. 김범수의 뒤는 베테랑 장시환이 올랐다. 장시환도 선두 타자 허경민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시범경기부터 타격감이 뜨거웠던 안재석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남은 두 타자도 모두 땅볼로 잡아내 실점하지 않았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리빌딩뿐 아니라 성적도 잡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팀의 핵심 과제는 리빌딩이다. 새 불펜진이 자리 잡는다면 '진짜 승부'를 볼 시간도 더 빨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