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선발 투수 소형준. 사진=KT 위즈 제공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가 2022시즌 개막 초반 고전하고 있다. 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던 국내 선발진이 흔들렸다.
KT는 개막 7경기에서 5패(2승)를 당했다. 팀 득점(22점)은 8위, 득점권 타율(0.189)은 9위에 그쳤다. 주포 강백호가 개막 전 부상으로 이탈한 탓에 공격력이 저하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7일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투·타 엇박자가 있지만, 투수진은 제 몫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곧 반등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앞선 4경기에서 KT 선발 투수들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제 몫을 다했다.
그러나 7일 SSG전에 나선 선발 투수 소형준이 부진했다. 6이닝을 버텼지만, 10안타를 맞고 4점을 내줬다. KT는 3-4로 패했다.
소형준은 통산 9번 등판한 SSG전에서 7승을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1.72. 피안타율은 0.202를 기록했다. SSG전에 매우 강했다. 이강철 KT 감독이 소형준의 등판 일정을 의도적으로 SSG전에 맞출 정도였다. KT의 정규시즌 1위, SSG의 5강 진출권이 걸려 있던 지난해 10월 30일 정규시즌 최종전에서도 소형준은 호투(5이닝 2실점)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런 소형준이 SSG 타선에 고전했다. 특히 추신수와 최지훈, 테이블세터를 막지 못했다. 최지훈은 이전 23번 승부에서 단 한 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던 상대다. 이날(7일 SSG전)은 주 무기 투심 패스트볼이 통하지 않았고,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는 안타를 허용했다.
소형준은 시범경기에서 포심 패스트볼(직구) 구속이 크게 향상된 투구를 보여줬다. 최고 스피드는 시속 151㎞. 투심도 147~8㎞까지 찍혔다. 그러나 시즌 첫 등판에서는 직구와 투심, 컷 패스트볼(커터) 모두 구속이 크게 떨어졌다. 컨디션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4선발 배제성도 9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부진했다. 4이닝 동안 5피안타 4실점 하며 조기강판됐다. 배제성은 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하며 호투했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한껏 활용했고,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화전에서는 가운데로 몰린 공이 많았다. 임종찬과 김태연, 한화 '거포' 기대주 두 타자에게 홈런을 맞았다. 배제성이 2홈런 이상 허용한 건 2020년 8월 27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40경기 만이다.
배제성은 지난 3시즌(2019~2021) 10번 등판한 한화전에서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194. 40이닝 이상 소화한 상대 5팀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그런 배제성도 일격을 당했다. 제구 난조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한화 타선에 자신감을 심어준 건 꽤 큰 손실이다.
리그 전반적으로 개막 초반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진다. 마운드의 힘이 초반 순위 경쟁을 좌우할 전망이다. KT는 믿었던 국내 선발진이 흔들리고 있다. 소형준, 배제성이 빨리 정상 궤도에 진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