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1일(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토론토 타선이 먼저 6점을 뽑았지만, 류현진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내려와 더욱 아쉬웠다. 개막 2연승 중이던 토론토는 6-12로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3회까지는 안정적이었다. 2회 2사 후 닉 솔락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문제는 토론토가 6-1로 앞선 4회였다. 선두 타자 미치 가버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1사 1루에서 안디 이바녜스에게 초구 컷패스트볼을 던졌다가 우중간 적시 2루타를 맞았다. 후속 타자 솔락에게 던진 초구 체인지업도 좌전 안타로 연결됐다.
류현진은 계속된 1사 1·3루에서 결국 찰리 컬버슨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내줬다. 다음 타자 조나 하임의 땅볼 타구가 류현진의 왼발에 맞고 굴절돼 내야 안타가 되는 불운도 겹쳤다. 토론토 벤치는 결국 6-4까지 추격당한 1사 1·3루에서 투수를 교체했다. 구원 투수 줄리언 메리웨더가 텍사스의 브래드 밀러에게 2루타를 허용하는 바람에 류현진의 자책점은 6점으로 늘었다. 이날 류현진은 모두 70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이크 비율은 61.4%였다. 류현진에 이어 등판한 메리웨더가 패전 투수가 됐다.
경기 후 현지 언론의 혹평이 쏟아졌다. 토론토 선은 “류현진은 2년 전 토론토에 합류했을 때 반박의 여지가 없는 에이스였다. 올 시즌엔 3선발로 밀렸고, 시즌 첫 패배의 원인이 됐다”며 “이날 경기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점은 류현진의 투구 내용이다. 류현진은 토론토 타선의 득점 지원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스포츠넷도 “토론토는 4회까지 6-1로 앞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개막 3연전을 모두 승리하는 듯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4회에 4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며 “그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145㎞로 작년보다는 약간 빨라졌지만, 텍사스 타자들은 빠른 스피드의 강습 안타를 만들어내는 데 어떤 어려움도 느끼지 않았다”고 썼다.
류현진은 MLB 직장폐쇄 여파로 한국에 머물다 지난달 중순에야 팀에 합류했다. 불가피하게 시즌 준비 루틴도 달라졌다. 하지만 MLB의 모든 선수가 같은 불편을 감수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구속 등 모든 게 나쁘지 않았고, 몸 상태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4회 선두 타자에게 불필요한 볼넷을 내준 뒤 흔들렸다”고 자평하면서 “선발 투수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 다음 경기부터는 5~7이닝씩 꾸준히 던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