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본선 H조에서 한국과 맞붙는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가 전략 강화에 나섰다. 유럽 무대에서 뛰는 이중국적 선수들을 받아들여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가나 매체 가나웹은 13일 “가나축구협회가 전력 강화를 위해 빅 리그에서 뛰고 있는 가나 혈통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라면서 “큰 무대에서 검증받은 선수들을 합류시키면 대표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제껏 쌓아 올린 조직력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 목소리도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0위 가나는 H조에서 포르투갈(8위)·우루과이(13위)·한국(29위) 등과 경쟁한다. 16강 도전이 험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 주요 베팅업체들은 가나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포르투갈과 우루과이에 밀려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가나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건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가나는 이중국적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팔 걷고 나섰다. 가나축구협회는 첼시(잉글랜드) 공격수 칼럼 허드슨-오도이(22) 영입을 확정하고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허드슨-오도이는 영국 런던에서 나고 자랐지만, 가나 출신 부친을 둔 잉글랜드-가나 이중국적자다. 이미 잉글랜드 대표로 A매치 3경기에 출전했는데도 가나 국적으로 갈아탔다. FIFA 규정에 따르면 22세 생일이 지나기 전까지 A매치 3경기 이하로 출전한 선수는 국적을 바꿀 수 있다.
가나축구협회는 아스널 공격수 에디 은케티아(23), 사우샘프턴 중앙수비수 모하메드 살리수(23), 브라이턴의 측면 수비수 타리크 램프티(22), 도르트문트 윙어 안스가르 크나우프(20) 등과도 접촉 중이다. 가나웹은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뛰는 공격수 이냐키 윌리엄스(28)와 윙어 니코 윌리엄스(20) 형제도 귀화 대상자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일부 축구팬들의 반발에 부담을 느껴 결단을 내리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중국적자 활용 계획이 성사될 경우, 가나 대표팀 주축 라인업이 크게 바뀔 수 있다. 한국을 비롯한 H조 경쟁국 입장에선 전력 분석에도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가나는 ‘H조 최약체’라는 분석을 의식한 듯, 여론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오토 아도(47) 가나대표팀 감독대행은 13일 가나사커넷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100%의 전력으로 나설 수만 있다면 월드컵 본선에서 어떤 팀과 만나도 이길 수 있다. 물론 어려운 조 편성이지만, 월드컵은 모든 것이 가능한 무대”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가나를 꺾고 승점 3점을 가져갈 거라 기대한 팀들은 예상과 다른 결과에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나가 전력 보강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H조는 카타르 월드컵 본선의 최대 격전지로 주목받는다. FIFA는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에 “가장 어려운 조는 H조”라면서 “변화무쌍한 팀들이 흥미진진한 매치업을 이루고 있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