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길이가 짧은 숏폼 콘텐트의 확산에 1위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인스타그램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체 서비스 '릴스'를 내놨지만, 선행주자인 틱톡의 영상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서다. 이에 신규 기능을 도입하고 정책을 바꾸는 등 관리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25일 해외 IT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릴스에 조만간 '템플릿' 기능을 추가할 전망이다. 현재 소수의 제작자가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틱톡의 템플릿 기능과 유사하다. 이용자가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리면 미리 설정된 형식으로 콘텐트를 완성할 수 있다. 음악과 텍스트만 입력하면 어려운 편집 절차 없이 슬라이드쇼와 같은 영상을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인스타그램이 릴스에 새로운 시도를 꾸준히 하는 것은 틱톡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도 인스타그램에는 틱톡의 로고가 선명히 박힌 영상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간편하고 다양한 제작 툴로 만든 영상을 여러 SNS에 공유하는 과정에서 영역 침범이 발생한 것이다.
인스타그램도 이런 상황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는 지난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새로운 기능을 홍보하면서 '원본'을 강조했다.
그는 "창작자는 단순히 영상을 재게재했을 때보다 오리지널 콘텐트를 만들었을 때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IT 매체 더 버지는 이 발언을 '제발 릴스에 틱톡 영상을 게시하지 말아달라'는 호소로 해석했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릴스 추천 정책을 개선한 바 있다. 개인화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더 재미있는 콘텐트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다른 앱에서 재활용된 콘텐트'를 부적격 사례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 틱톡(2017년)은 인스타그램 릴스(2021년)보다 시작이 3년가량 앞섰다. 1세대 SNS를 위협하는 무서운 성장세에 숏폼 콘텐트를 중심으로 한 점유율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SNS 앱 보고서에서 지난 2월 기준 틱톡의 월 사용자는 407만명으로 6위 트위터를 바짝 추격했다. 1위 인스타그램(1833만명)과는 아직 격차가 크다.
틱톡 이용자 절반 이상은 인스타그램을 함께 쓰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용 시간은 영상 콘텐트 기반인 틱톡(18.57시간)이 인스타그램(8.11시간)과 비교해 2배 이상 길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