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답이다 ⑦] 살사 댄스 동호인 김정연 씨 "살사의 기본은 걷기...몸치도 출 수 있는 춤" 각양각층 사람들 모여 춤으로 교류하는 재미도 커
“스트레스 쌓이고 기분 나쁜 날 있잖아요? 살사 댄스 신나게 즐기고, 집에 가면 완전히 뻗어서 자게 돼요. ‘살사 인(人)’들이 그래서 동안이 많다니까요.”
20년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살사 댄스를 즐기고 있는 김정연 씨는 빠져나올 수 없는 춤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문화 사업 회사 '넥스트컬처랩'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과거 사회 초년생 회사원 시절에 취미로 시작한 살사 댄스를 지금도 진지하게 하고 있다. 살사, 바차타, 플라멩고 등 다양한 댄스를 직접 즐기는 걸 넘어서 댄스 스튜디오를 대관해서 동호인들을 가르치는 일도 한다. 본업도 바쁘지만, 취미 생활을 그 이상으로 치열하게 하는 열정 동호인이다.
김정연 씨는 40대 후반이라고 나이를 밝혔는데, 에너지 넘치는 밝은 표정의 동안이 인상적이다. 그는 “살사를 추는 분들이 동안이 정말 많다”고 강조했다.
살사 댄스에 입문하는 사람 대부분은 소셜 댄스를 추는 클럽인 살사 바를 찾는다. 댄스 스포츠처럼 점수를 매기고 경쟁을 하는 방식이 아니라 클럽에서 순수하게 춤을 즐기는 사람들이 모인다. 홍대 인근에 특히 살사, 탱고 바가 많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직접 춤을 출 수도 있고 라틴 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듣고 분위기를 즐기러 온 사람도 많다. 소셜 댄스 클럽은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르는 문화가 있으며 김정연 씨는 ‘비단’이란 닉네임을 쓰고 있다.
그는 춤에 대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김정연 씨는 “살사의 베이직은 ‘걷기’다. 걷는 것만 잘하면 된다. 몸치도 출 수 있다”고 했다.
김정연 씨는 “우선 춤을 잘추는 것보다 매너를 익히는 게 중요하다. 파트너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기본적인 청결을 유지하는 것, 무대를 가로질러 다니지 않는 것, 상대가 춤을 청했을 때의 매너 등을 익히면 누구라도 즐기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살사 댄스를 하면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고 한껏 꾸미는 재미도 있다. 클럽에서 춤추는 것을 넘어 직접 공연을 해 보면서 더 큰 매력에 빠지는 사람도 많다.
김정연 씨는 “소셜 댄스 클럽은 서로를 닉네임으로 부르고 개인 신상은 전혀 묻지 않기 때문에 시작할 땐 부담 없이 거리를 유지한다. 그러다가 그 안에서 더 친해지고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이 생기면 그때 각종 소모임을 만들어서 가족처럼 친밀하게 지내게 되는데, 그 재미도 크다”고 했다.
살사 바에는 다양한 연령층, 가지각색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다. 너무나도 다른 색깔의 사람들이 춤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모이고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 역시 엄청난 매력이다.
김정연 씨는 “댄스 클럽의 커뮤니티 안에서도 연간 주니어 파티, 서머 파티, 정기 모임에 엠티까지 즐길 수 있는 행사가 많다. 1년 내내 파티 분위기”라며 웃었다. 20여 년 간 춤을 즐긴 그의 휴대폰에는 어느새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연락처가 저장돼 있다. 그는 “휴대폰 바꾸러 갔는데, 매장에서 폰 정보를 옮겨주다가 ‘보험 영업하는 분이세요?’라고 묻더라”며 웃었다. 김정연 씨는 “다양한 사람들이 춤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끈끈하게 묶여서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는 게 살사의 또다른 매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