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정은 ‘물위의 격투기’라는 말처럼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고도의 집중력과 상황에 따른 대처능력을 요한다. 따라서 기술(조종술)이 필수지만 피지컬적인 면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경정이 시작된 2002년(1기)과 2003년(2기)은 남자만 선발해 경기를 펼쳤다. 신선한 바람과 색다른 재미를 선보이고자 2004년 여성 선수들도 포함된 3기를 최초로 출범시켰다. 현재 경정 선수로 등록돼 활동하고 있는 선수는 모두 154명이다. 이중 여자 25명, 남자 129명이다. 25명의 여자 선수 중 맏언니격인 3기 6명, 6기 3명, 9기 1명, 10기 2명, 11기 1명, 12기 1명, 14기 3명, 15기 4명 그리고 막내기수인 16기에 4명이 포진됐다.
여자를 선발한 지 19년이라는 오랜 세월이 흘렀으나 소수 인원이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에도 남자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경주를 주도해 나가는 이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
가장 먼저 3기 박정아(A1)의 활약은 눈부시다. 박정아는 개인 통산 298승을 기록하며 여자 중 다승 1위고 남자를 포함해도 다승 19위를 기록 중이다. 또 대상경주 우승 1회(2017년 스포츠월드배 대상경정)와 3위 6회, 경정여왕전 우승 1회·준우승 3회·3위 1회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까지는 매년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는 위엄을 보였다.
올 시즌도 평균스타트 0.19초를 기록하며 안정감 있는 경기력으로 현재 8승을 기록 중이다. 기본기가 탄탄해 올해 경정여왕전에서도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3기 이주영(B2)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태희(A1)와 부부이기도 한 이주영은 통산 189승을 기록하며 전체 다승순위 38위에 올라있다. 또 2007년 스포츠서울배 대상경정 우승과 2015년 경정여왕전 우승기록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1착 1회, 2착 9회, 3착 3회로 다소 저조한 성적이지만 노련미가 좋기 때문에 언제든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
6기 손지영(A2)은 개인 통산 207승으로 여자 중 다승 2위고, 전체 다승 35위에 랭크됐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그랑프리 결승전에 진출해 여자로는 유일하게 준우승(2015년)과 3위(2013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경정여왕전도 총 5회 출전해 우승 2회, 준우승 1회, 3위 2회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 시즌은 평균 스타트 0.22초를 활용해 1착 9회, 2착 6회, 3착 3회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6기 안지민(A2)은 개인 통산 189승을 올리고 있다. 신인 첫해(2007년) 3승을 시작으로 2008~2013년까지 매년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고 있다. 박정아, 손지영과 함께 섬세하고 기복 없는 것으로 호평받고 있다.
올 시즌도 초반이지만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스포츠월드배 대상경정에서 강자와의 거친 경합 속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서범 경정코리아 분석위원은 “최근 경주흐름을 본다면 여자 선수들도 적극적인 스타트 승부를 보고 섬세하고 노련한 1턴 전개력을 펼치며 주도적인 경주운영을 보이고 있다"며 "여자 선수들의 모터 기력과 훈련 컨디션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