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23일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 12개사의 친족독립경영(친족 분리) 인정 신청을 검토해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LX그룹은 앞으로 LG그룹과는 별개의 기업집단으로 공정거래 관련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지난해 5월부터 분리된 LX그룹은 사명을 바꾸는 등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해왔다. 지난 3일 친족 분리 인정을 신청했고, 마침내 공정위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LX그룹 관계자는 “이번 친족 분리로 독립경영 전환 작업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제 앞으로의 숙제인 사업 확대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LX그룹은 LG그룹에서 분리한 7번째 계열사다. 1999년 LG화재(현 LIG) 분리를 시작으로 2000년 LG유통 식품서비스사업부문(아워홈), LG벤처투자(LB인베스트먼트)가 LG에서 분리됐다. 이어 2003년 LG화재그룹(LS), 2005년 GS, 2007년 LG패션(LF)에 이어 2022년 LX가 계열 분리에 성공했다. LG그룹은 이 같은 계열 분리 작업을 통해 독립경영의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공정위는 LG 측이 보유한 LX 계열사 지분보유율(12개사 중 4개사), LX 측이 보유한 LG 계열사(61개사 중 9개사) 지분 보유율이 각각 상장사는 3% 미만, 비상장사는 10·15% 미만이고 임원 겸임, 채무 보증, 자금 대차, 법 위반 전력 등이 없어 친족 분리 기준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친족 분리를 통해 기업집단 LG는 전자·화학·통신 서비스, LX는 반도체·물류·상사 등 각각 경쟁력을 갖춘 주력 사업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고 독립·책임 경영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LG그룹과 LX그룹은 일감 개방과 관련한 후속 조치 시행도 약속했다. LX판토스, LX세미콘은 LG 계열사 거래 비중이 각각 58.6% 24.2%인데 내부 거래 비중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전자와 LG화학은 해상 운송 거래에 경쟁 입찰 제도를 전면 도입하고, LX판토스와 LX세미콘은 외부 거래처 규모 확대, 해외시장 매출 확대, 신규사업 분야 진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LG와 LX는 작년 7월 시행한 물류 일감개방 자율준수 기준도 충실히 이행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친족 분리 이후 3년간 독립경영 인정 요건 충족 여부를 점검하고, 친족 분리 회사 간 부당 내부거래 등을 면밀히 감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3년 이내에 요건을 충족하지 않게 되면 친족 분리 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