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의 1군 출전 기록은 지난 14일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멈춰있다.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 않아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줄곧 개점휴업 상태다. "열흘 뒤 상태를 체크해 재등록을 결정할 계획"이라던 허삼영 삼성 감독은 최근 "진전이 없다. 현 상황에선 복귀 시점을 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려면 2군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데 다음 달 14일 마무리 되는 전반기 일정 내 복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구자욱은 지난겨울 5년, 최대 120억원 조건에 다년 계약을 했다. 2022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릴 예정이었지만, 일찌감치 원소속팀 삼성과 협상 테이블을 차려 합의점을 찾았다. 그의 가치를 인정한 삼성은 리그 역대 10번째 총액 100억원 계약을 안겼다. 올 시즌 연봉만 무려 25억원을 받는 팀의 간판으로 대접했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지난해 활약이 기준이라면 이 정도 계약은 가능하다고 봤다. 20대 외야수 중에서 20홈런을 친 선수가 몇 명 되지 않는다. 이제 전성기에 접어드는 선수다. 나이가 무기"라고 말했다.
구자욱은 지난해 타율 0.306(543타수 166안타) 22홈런 88타점으로 활약했다. 2105년 데뷔 후 두 번째로 많은 139경기에 출전해 개인 기록을 꾸준히 쌓았다. '건강한' 구자욱은 타석에서의 생산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선수지만 관건은 잔부상이었다. 2016년 108경기, 2018년 116경기, 2020년 118경기 출전에 그칠 정도로 크고 작은 부상이 많은 유형이다.
올 시즌에는 시작부터 불안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4월 9일 첫 등록 됐지만 5월 4일 1군에서 제외됐다.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아 휴식 후 5월 15일 재등록됐다. 하지만 한 달 만에 햄스트링 문제로 또 이탈했다. 올 시즌 1군 등록일수 81일 중 부상자명단 등재 일수(총 25일)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1군에서 뛴 날짜가 56일에 그친다. 지난해 보여줬던 '건강한' 모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삼성은 현재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베테랑 이원석을 필두로 김지찬·김상수·이재현 등이 하나같이 부상 문제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자욱의 공백까지 길어지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확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