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이적료가 1000억원이 넘는 시대다. 유럽 축구 시장이 커지며 함께 치솟았다. 이적료는 클럽 사이에 계약 기간이 남은 선수를 판매할 때 발생하는 금액이다. 중국의 프로축구 시장 개척과 중동 부호들의 해외 클럽팀 인수 등으로 인해 벌어진 결과다.
독일 축구 이적 전문 매체 '트랜스퍼 마크트'는 역대 이적료 TOP10을 30일(한국시간) 게재했다. 이 중 절반인 5명은 확실한 실패라고 봐도 무방하다. '큰돈'이 '큰 성공'을 보장하지 않았다.
2억 2200만 유로(약 3015억원)에 바르셀로나(바르사)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네이마르가 1위를 차지했다. 네이마르는 2017년 여름 이적 시장의 화두였다. 이적 후 클래스는 남아있다는 걸 증명하며,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불성실한 훈련 태도와 한 시즌을 전부 소화하지 못하는 유리 몸 기질 때문에 높은 이적료와 주급에 의구심을 품는 팬들도 많다.
2위 역시 같은 팀 동료 킬리안 음바페이다. 음바페는 2018년 1억 8000만 유로(약 2400억원)에 AS모나코에서 PSG로 이적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클럽과 자국인 프랑스 축구 대표팀에서 팀을 이끌고 있다. 공격수로서 필요한 자질을 모두 갖췄고 축구를 대하는 태도 역시 '월드클래스'라는 수식어가 붙을 법하다. 올여름 레알 마드리드(레알)로 이적이 확실시됐지만, 결국 PSG와 재계약을 했다. 순위의 선수들 중 가장 성공적인 계약이었다.
3, 4위도 같은 팀 동료다. 우스만 뎀벨레와 필리페 쿠티뉴는 이적료에 걸맞은 활약을 하지 못했다. 둘은 2018년에 각각 1억 4000만 유로(약 1900억원)와 1억 3500만 유로(약 1833억원)에 도르트문트와 리버풀에서 이적해왔다. 쿠티뉴는 바르사에서 별다른 번뜩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뮌헨을 거쳐 잉글랜드 아스톤빌라로 완전히 이적했다. 이적료는 고작 2000만 유로(약 271억원)에 불과했다. 4년 동안 임대만 전전하며 1500억원 가까이 돈이 증발한 셈. 뎀벨레 역시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며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훈련 태도도 좋지 않아 팀 기강에도 역효과만 난다.
5위부터 10위까지는 주앙 펠릭스, 앙투앙그리즈만, 잭 그릴리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에당 아자르, 로멜루 루카쿠가 순서대로 위치했다. 10위인 루카쿠의 이적료가 1억 1500만 유로(약 1500억원)이다. 그렇다 할 성공을 거둔 선수는 없다. 펠릭스와 그리즈만은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지만, '세계 최고'라는 칭호를 얻기에는 아쉽다. 호날두 역시 최전성기가 지난 시점에서 한 이적이었다. 그릴리시는 평가하긴 이르지만, 현재까진 성공이라 보긴 어렵다. 아자르와 루카쿠는 팬들의 지탄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상위 클럽팀들이 선수 영입을 향한 경쟁을 지속하는 한 이적료는 계속해서 높아질 전망이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을 강화하고 클럽팀들의 과도한 지출과 이로 인한 성장 불균형을 막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는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신흥 '석유 부자' 구단으로 재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