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본 매각설에 휩싸인 카카오모빌리티가 모회사이자 대주주인 카카오에 매각 추진 유보를 요청했다. 조만간 중장기 성장 방안을 마련해 공유할 예정이다. 이 소식을 접하고 삭발식을 미룬 노조는 환영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매각 완전 철회를 끌어내기 위해 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그룹사 현안을 책임지는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에 매각 반대 입장을 전하고 상생안 마련을 제안했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사회적 공존을 위한 새로운 성장 방향을 제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CAC는 이러한 노력을 존중한다"고 했다.
또 "카카오는 매각을 결정한 바 없기 때문에 다양한 논의가 있을 수 있다. 모빌리티에서 자체적으로 협의체를 만들어 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안을 만든다고 하니 카카오에서는 이를 존중하고 지지하고 어떤 안이 나올지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각설은 지난달 중순부터 불거졌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약 58% 중 40%가량의 인수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카카오 노조는 전 직원 매각 반대 서명운동을 펼치고 CAC와 협상에 나섰지만 모빌리티 사업 의지가 없다는 사측의 입장만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모빌리티 경영진은 사모펀드 매각과 주주 구성 변화에 반대하는 구성원의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유보 요구에 카카오도 일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과 카카오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 MBK파트너스 사무실 앞에서 매각 반대 투쟁 결의 대회를 열었다. 조합원 80여명이 모여 '먹튀 매각 중단'과 같은 구호를 외쳤다.
매각 추진에 제동을 건 것을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카카오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도 카카오의 대리운전 시장 진입을 허용한 건 기사 권익과 시장 정상화를 위해 모범이 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며 "카카오는 사회적 책임 대신 매각으로 이윤 챙기기에만 급급했다. MBK파트너스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우리의 모빌리티 공급책을 먹잇감으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다행히 카카오모빌리티가 매각을 유보하긴 했다. 그래서 대리운전 노조의 삭발식이 연기된 거로 안다"면서도 "그래도 위험은 사라지지 않고 자본의 욕망이 우리를 비껴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 역시 "매각 유보 정도로는 노동자와 이용자의 분노와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며 "모빌리티 묻지마 매각을 철회하라"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