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을 향하는 길에 스스로 꽃을 뿌리고 있다. 현역 '최고 타자'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 얘기다.
이정후는 2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 2차전에 3번 타자·중견수로 출전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그는 26일 1차전에서 5-6으로 지고 있던 8회 초에 3타점 3루타를 치며 키움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도 클러치 능력을 발산했다.
비록 키움은 '전' 팀메이트 박병호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4-5로 패했지만, 이정후는 또 한없이 빛났다. 이 경기에서 안타 2개를 추가하며 통산 1000안타를 눈앞에 둔 이정후는 28일 KT 3연전 3차전에서 대기록을 달성할 전망이다. 이 시리즈에서 친 안타 4개가 모두 화려하다.
이정후는 1회 초 1사 1루에서 나선 첫 타석에서 KT 선발 투수 엄상백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다. 이 상황에선 득점이 없었다. 3회는 2사 1루에서 나서 우측 강습 타구를 날렸지만, KT 1루수 박병호의 수비에 걸리고 말았다.
팀 위기에서 이정후의 진가가 발휘됐다. 키움은 0-0 동점이었던 5회 말 2사 3루에서 선발 정찬헌이 앤서니 알포드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2점 차이는 바로 1점으로 줄었다. 6회 초 선두 타자로 나선 이정후가 엄상백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때려낸 것. 이정후의 시즌 16호 홈런이자 개인 단일시즌 최다 홈런(종전 15개) 신기록이었다. 개인 통산 998번째 안타이기도 했다.
통산 999번째 안타도 극적인 순간에 때려냈다. 키움은 1-2로 지고 있던 7회 초 공격에서 이지영과 야시엘 푸이그가 각각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열었다. 1사 뒤 나선 이용규가 중전 적시타를 치며 1점을 추가했지만, 2번 김혜성의 잘 맞은 타구는 우익수에게 잡히고 말았다. 2-2 동점, 2사 1·2루에서 이정후의 타석이 돌아왔다는 얘기다.
이정후는 2볼-0스트라이크에서 들어온 몸쪽(좌타자 기준) 체인지업은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어진 시속 143㎞ 포심 패스트볼(직구)은 결대로 밀어쳤다. 타구는 좌중간을 갈랐고,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키움은 4-2로 역전했다.
키움은 9회 말 2사 1루에서 마운드 위 문성현이 박병호에게 중월 투런 홈런을 맞고 끝내기 패전을 당했다. 이정후의 타석은 9회까디 자시 돌아오지 않았다.
이정후는 27일 기준으로 23세 11개월 7일의 나이다. 통산 746경기에서 999안타를 쳤다. 역대 최연소 1000안타 달성은 '국민 타자' 이승엽(은퇴)이 갖고 있는 25세 8개월 9일, 역대 최소 경기 1000안타는 이정후의 아버지이자 '바람의 아들'로 불린 이종범이 보유한 779경기였다.
한국 프로야구 두 전설의 기록이 2위로 밀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비록 27일 경기에서 키움은 졌지만, 이정후는 여전히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