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NC 선발투수 이재학이 1회에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말 그대로 퐁당퐁당이다. 사이드암스로 이재학(32·NC 다이노스)의 기복이 심각한 수준이다.
이재학은 27일 KIA 타이거즈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2이닝 6피안타 3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투구 수 38개에서 불펜이 움직일 정도로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1-3으로 뒤진 3회에도 마운드를 밟았지만, 선두 타자 황대인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바로 교체됐다. 경기 전 4.71이던 시즌 평균자책점이 5.01(1승 8패)까지 악화했다. 규정이닝을 채웠다면 KBO리그 최하위에 해당한다.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재학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지난 1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올 시즌 13경기 만이자 지난해 10월 15일 이후 무려 271일 만에 거둔 승리였다. 시즌 네 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후반기 반등을 기대하게 했지만, KIA 타선에 난타당했다. 2이닝 이하 투구가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좀처럼 계산이 서지 않는다. 이재학은 지난 6월 9일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베스트 피칭을 선보였다.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앞선 부진을 한 번에 날려버린 호투였다. 그러나 다음 등판인 15일 KIA전(2와 3분의 2이닝 3피안타 4볼넷 1실점) 그다음 등판이던 21일 KT 위즈전(3과 3분의 2이닝 4피안타 4볼넷 5실점)에서 연거푸 부진했다. 두 경기 연속 제구 불안이 두드러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5와 3분의 2이닝 6피안타 4볼넷 4실점 하며 3경기 연속 4볼넷을 허용, 스스로 무너졌다.
이재학은 극단적인 '투 피치' 투수다. 27일 KIA전에서도 전체 투구 수(38개) 중 직구(14개)와 체인지업(23개)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3회 황대인 타석에서 던진 2구째 슬라이더가 이날 이재학이 던진 직구와 체인지업 이외 유일한 구종이었다. 수년째 '투 피치'에 의존하다 보니 투구 레퍼토리가 이미 너무 많이 노출됐다. 그렇다고 제구가 예리한 것도 아니다. 이재학의 올 시즌 9이닝당 볼넷은 5.01개다.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의 꿈도 멀어지고 있다. 이재학은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지만, 현재 성적이라면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을지 물음표다. 2020년 19경기 평균자책점 6.55, 지난 시즌에는 17경기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뚜렷한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3년째 부진의 늪에 빠졌다.
NC는 현재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가 허리 통증 문제로 장기 이탈 중이다. 팀 내 선발 자원의 여유가 많지 않다는 걸 고려하면 이재학이 로테이션을 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마운드 위에서 가치를 증명하는 건 선수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