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7-4로 앞선 9회 초 무사 2루에서 등판한 마무리 고우석이 2사 후 앤서니 알포드에게 3점 홈런을 얻어 맞고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3연패 중인 LG의 더그아웃 분위기는 차갑게 가라앉았다.
결국 승부는 연장에 돌입했고, 문보경의 방망이에서 승부가 갈렸다. 문보경은 KT 마무리 김재윤의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솔로 홈런(시즌 6호)을 기록했다.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다. 문보경의 홈런에 힘입어 LG는 3연패를 탈출하고, 4위 KT의 추격을 따돌렸다.
문보경은 "맞는 순간 넘어가겠다는 생각은 가졌다. 다만 (밖으로) 휘어나가지 않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3루를 돌고 홈으로 들어가는데 형들이 물병을 들고 서 있더라. 그제서야 끝내기 홈런을 친 게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물병 세례에 왼쪽 눈썹 위쪽 피부가 살짝 벗겨지기도 했다.
문보경은 이날 5타수 3안타(1홈런) 3득점 2타점으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한 문보경은 올 시즌 한층 성장했다. 2021년에는 전반기(46경기 타율 0.270 7홈런 25타점)와 후반기(61경기 타율 0.191 1홈런 14타점)와 성적 차이가 컸다.
올 시즌에는 시즌 초반 4번 타자를 맡아 한때 타격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슬럼프에 빠져 2군에 내려간 뒤, 다시 돌아와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6월 타율 0.446(56타수 25안타)을 기록했다. 최근 다소 주춤했지만 이날 팀을 연패 위기에서 구해내는 한방을 터뜨렸다. 주전 3루수로 자리매김해 점차 입지를 넓혀가며 올 시즌 78경기에서 타율 0.292 6홈런 32타점을 기록 중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문보경의 끝내기 홈런으로 내일부터 좋은 분위기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