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10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7월 초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강백호의 소식을 전했다. 현재 몸 상태는 90%까지 회복됐고, 내주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라고 한다.
강백호는 최근 2년(2020~2021) 연속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리그 대표 타자다. 2021시즌 정규리그에서 타율·안타·출루율·장타율·타점 부문에서 5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KT의 우승을 이끌었다.
강백호는 올 시즌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개막 전에는 오른 새끼발가락 피로 골절로 수술을 받았다. 6월 4일 뒤늦게 시즌 첫 경기를 치렀지만, 22경기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두 번째 부상은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건 아니다. KT는 박병호가 홈런 1위를 질주할 만큼 좋은 장타력을 꾸준히 보여줬고, 대체 외국인 선수 앤서니 알포드가 기대 이상으로 좋은 타격 능력을 보여주며 7월 이후에도 잘 버텨냈다. 리그 4위를 유지하고 있다.
사실 강백호는 발가락 골절상에서 완치돼 복귀한 게 아니었다. 팀이 하위권에 처져 있던 상황이었기에 다소 무리를 했다. 수비와 주루를 정상적으로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햄스트링 부상으로 발가락 상태가 더 호전될 시간을 벌었다는 시선도 있다. 이강철 감독도 "완벽하게 회복한 뒤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복귀 시점도 딱 좋다. 최근 강백호의 타순(3번)에서 자리를 메우던 알포드가 주춤하다. 5경기에서 16타수 2안타(타율 0.125)에 그쳤다. 안타 2개가 장타(2루수·홈런)이긴 했지만, 7월보다 정확도가 떨어졌다. 박병호와 장성우, 4·5번 타자들이 차례로 해결사 역할을 해냈고, '외야 3인방' 조용호·김민혁·배정대의 타격감도 나쁘진 않지만, 팀 장타력은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강백호가 돌아오면, 국내 외야수 중 한 명은 백업을 맡아야 한다. 그래도 강백호-박병호-알몬테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무게감은 커질 수 있다. 그동안 주전 포수를 맡으면서 중심 타선(5번)까지 소화했던 장성우도 부담을 덜 수 있다. 강백호 한 명이 가세해 얻는 시너지는 매우 크다. KT는 10일 기준으로 3위 키움 히어로즈에 5경기 차 밀린 4위다. 키움은 후반기 불펜 난조로 흔들리고 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하는 4위와 3위는 차이가 크다. 순위 경쟁이 절정으로 향하고 있는 시점에 강백호가 돌아온다. 디펜딩 챔피언 KT의 페넌트레이스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