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타격은 살아났다. 선발 투수들이 계속 잘해왔는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5이닝, 6이닝 이상을 소화해줬으면 한다."
부상 선수도 모두 돌아왔다. 2위와 승차도 여유롭다. 타선과 마운드 모두 단단하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고민거리를 떠올리기 힘들어진 이유다.
SSG는 22일 기준 73승 3무 33패(승률 0.789)로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이다. 2위 LG 트윈스와 승차는 8경기. 좀처럼 승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안정적으로 순위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개막 이래 단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으며 리그 역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전반기만 해도 고민거리가 있었다. 문승원과 박종훈 없이 시즌을 출발했다. 지난해 부상 이후 부진이 이어진 2루수 최주환의 방망이는 살아날 줄 몰랐다.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가 부진했다. 중심 타자 최정과 한유섬이 부진을 겪기도 했다. 마무리로 기대했던 김택형이 흔들렸다.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도 빈타에 시달렸다. 갖은 고민거리가 있었지만, 차근차근 돌파했다. 베테랑 노경은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했고 이태양과 오원석도 호투했다. 크론 대신 2군에서 올라온 전의산이 깜짝 활약을 펼쳤다. 후반기에 접어들자 문승원이 불펜에 힘을 보탰고, 새 외국인 투수 숀 모리만도도 한국 무대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마지막 고민거리였던 최주환마저 8월 타율 0.379로 활약 중이다. 최근 부상으로 말소된 윌머 폰트의 복귀도 곧 이뤄진다.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원형 감독은 고민거리를 묻자 "고민은…….'이라고 운을 떼고 한참 답을 하지 못했다. 그만큼 팀의 각 부분이 견실하다는 뜻이다. 고민하던 김 감독은 "요즘에는 타격까지 살아났다"고 웃으며 "타격도 살아났으니 선발진을 얘기하고 싶다. 고민이라는 뜻이 아니다. 지금까지 잘해왔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계속해서 5이닝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이 경기 후반 좋은 공격력을 보여준다. 선발의 이닝 소화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했다.
김원형 감독은 "선발 투수들은 한 시즌 22경기에서 23경기를 던지는 시점이고, 규정 이닝 가깝게 소화하게 되는 시점이다.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는 분명하다"며 "선수들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고, 선수들이 힘들다고 지쳐도 괜찮은 것은 아니다. 22경기 안팎은 (선발 투수에게) 기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8월이 지나가고 나면 여전히 덥더라도 9월은 가을 느낌이 나게 될 것이다. 그때 되면 팀 분위기가 달라지고, 선수들에게서 또 다른 에너지가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며 "옛날처럼 정신력을 발휘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래도 선수단 분위기, 집중력이 중요하다. 아무리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노력해도 이기면 더 좋아진다. 힘이 떨어지는 시기에 팀 분위기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물론 완벽한 전력에도 변수는 발생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인터뷰 말미 "걱정은 부상이다"라고 덧붙였다. 갑자기 연달아 부상이 터지지만 않는다면, SSG의 남은 시즌도 걱정 없이 펼쳐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