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시 켈리(33)의 손끝에서 LG 트윈스의 승리가 추가됐다. 켈리도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켈리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3피안타 1실점으로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투구로 시즌 14승을 달성, SSG 랜더스 윌머 폰트를 제치로 다승 부문 단독 선두를 탈환했다.
켈리는 완벽했다. 6회 1사까지 16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3-0으로 앞선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동원에게 던진 한가운데 시속 148㎞ 직구를 얻어맞아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이날 유일한 실점이다. 6회 2사 후 박찬호, 7회 선두 타자 나성범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켈리는 올 시즌 두 번째로 8회까지 책임졌다. 총 투구 수는 95개로 효과적이었다. 스트라이크 비중이 73.4%로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켈리는 경기 뒤 "모든 게 잘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초구 스트라이크 확률을 높이고,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하려고 했다. 모든 공을 집중해서 던져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선 "한가운데 형성된 실투였다. 박동원이 잘 쳤다"며 "다만 나는 홈런 상황을 잊고 다음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6회 1사까지 퍼펙트 투구를 이어갔지만 "달성하기 쉽지 않은 기록이다. 많은 이닝을 책임져 퍼펙트 피칭이나 노히트 노런만큼 좋은 투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특별한 손님이 함께했다. 미국에서 온 누나와 매형 가족이 이날 잠실구장 관중석에서 응원했다. 그는 "마침 나도 잘 던지고 팀도 승리하는 경기를 보여줘 기분 좋다"라며 "오늘 팬들이 좋은 에너지를 보내줬다. (누나와 매형이) 좋은 느낌을 얻고 굉장한 분위기를 경험했을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KBO리그 입성 4년 차 켈리는 지난해 구단 역대 외국인 최다승 투수 반열에 올라섰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고, 일찌감치 커리어하이 시즌을 예약했다. 지난 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3이닝 8피안타 7실점으로 75경기째 이어온 5이닝 이상 투구 신기록 행진을 마감했다. 하지만 다음 등판인 20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을 기록,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8이닝을 책임지며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류지현 LG 감독은 이날 경기 뒤 "켈리와 유강남의 호흡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켈리는 역시 에이스답게 8이닝 동안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승 단독 1위 등극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가을 야구를 정조준하는 켈리는 "개인 목표를 떠나 정규시즌 30경기 선발 등판하고,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