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민영화 20주년을 맞은 KT가 미래 사업 청사진을 제시했다. 통신을 넘어 디지코(디지털 플랫폼 기업) 전환을 가속해 전 산업의 혁신을 유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KT는 30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엠버서더 서울 호텔에서 '민영화 2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구현모 대표를 비롯한 전·현직 임직원과 국회·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KT는 유선전화·이동전화·인터넷으로 이어지는 국내 통신 생태계 발전을 주도했다.
1984년 전전자교환기 'TDX-1'을 자체 개발하고, 1986년 상용 개통했다. 이를 바탕으로 1987년 9월 전국 전화 1000만 회선을 구축하며 '1가구 1전화' 시대를 열었다.
198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1996년 한국통신프리텔을 창립하며 무선 서비스의 기반을 닦았다. 1994년에는 국내 최초 인터넷 서비스 '코넷'을 출시했다.
KT가 민간기업으로 출범한 날은 2002년 8월 20일이다. 이를 기점으로 유·무선 인프라 고도화와 융합 산업 투자에 더욱 속도를 냈다.
2002년 13Mbps급의 VDSL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2004년 50Mbps급 VDSL을 선보였으며, 2007년 광케이블 기반 100Mbps 속도로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IPTV 등 미디어 인프라 확장을 앞당겼다.
2009년에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아이폰을 들여와 스마트폰 대중화에 이바지했다. 3G·LTE를 거쳐 2019년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KT가 탈통신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성과가 곧바로 나타났다.
2020년 디지코 전환을 선언하며 기존 국내 통신과 B2C(기업-소비자 거래) 중심이었던 운동장을 신사업과 B2B(기업 간 거래), 글로벌로 넓히기 시작했다.
이에 'KT 엔터프라이즈'라는 B2B 사업 전용 브랜드를 공개했으며 AICC(인공지능 고객센터) 적용을 확대 중이다. AI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인프라 서비스인 HAC도 기업들에 제공하고 있다.
2021년에는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2023년까지 1000개의 원천 IP(지식재산권), 100개 이상의 드라마 IP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역대급 흥행으로 이어졌다.
이날 구현모 KT 대표는 미래 20년을 준비하고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방향성을 공유했다.
먼저 통신 사업 노하우에 ABC(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기술 역량을 더해 디지털 산업 인프라를 갖추고 컨설팅·교육·마케팅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또 'KT 원팀' '클라우드 원팀' 등 여러 파트너사가 참여하는 협력 체계를 마련해 디지털 생태계 조성에 앞장선다. 우즈베키스탄 IDC(인터넷데이터센터)·태국 IPTV 등 수출 경험으로 해외 시장도 넓힌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디지털 안전·소통과 정보 활용의 가치를 확산하고 각종 지원 프로그램으로 디지털 격차를 좁힌다.
KT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20년을 향한 '글로벌 테크 컴퍼니'로의 도약을 다짐하며 국민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유익하게 만드는 변화와 국가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디지털 혁신에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