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트로’ 감성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추천한다. 화려한 카체이싱 액션과 감각적인 음악으로 심장이 요동치는 쾌감을 선사하는 영화 ‘서울대작전’ 이야기다.
지난달 26일 넷플릭스에서 새로 선보인 ‘서울대작전’은 1988년, ‘빵꾸팸’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과정을 담은 영화. 여기에 88년도 서울의 패션과 ‘힙트로’(힙합+레트로) 감성을 녹여냈다. 앞서 ‘서울대작전’은 믿고 보는 배우들의 조합으로 눈길을 끈다. 대세 배우 유아인, 고경표, 이규형부터 ‘인간수업’으로 떠오른 박주현, 첫 영화 주연에 합류한 옹성우까지. 이들은 기존과 다른 모습으로 개성 넘치는 이미지를 선보인다. ‘빵꾸팸’을 ‘서울대작전’으로 이끄는 안 검사 역의 오정세는 특유의 감칠맛 나는 연기와 카리스마로 극의 흐름을 매끄럽게 이끌었고, 첫 연기에 도전한 송민호(갈치 역)는 유아인의 라이벌로 등장,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1980년대를 추억하게 하는 올드카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빵꾸팸’의 포니 픽업, 갈치(송민호 분) 패밀리의 빨간 브리샤, 안 검사의 하얀 각그랜저 등도 볼거리를 더한다.
블랙코미디 요소가 더해진 ‘서울대작전’은 전두환 비자금 사건이라는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작품 속 등장하는 VIP는 전 장군(백현진 분)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여기에 VIP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강회장(문소리 분)과 충성심 가득한 보안사 소령 출신 이현균(김성균 분)까지. 이 둘을 과장되게 표현해 풍자의 재미도 살렸다. 제작진의 의도가 힙함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면 성공했다. 하지만 초반 등장한 유아인의 올백 머리와 패션, 골드 체인은 힙하긴 했지만, 현재인지 과거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마지막까지 멋은 놓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오히려 ‘빵꾸팸’ 막내 옹성우가 ‘힙트로’의 진수를 보여줬다. 커다란 장식이 달린 벨트로 시작해 매번 등장하는 스냅백까지 그는 늘 일관된 스타일을 고집했다.
극의 전개를 위한 몇몇 장면들이 몰입을 방해할 수도 있겠다는 우려도 든다. 시대 구현을 위해 들어간 컴퓨터그래픽(CG)이 조금은 아쉬웠다는 점, 그 시대를 겪어온 시청자들에겐 캐릭터들의 개성이 다소 과하게 느껴졌다는 점. 이들이 비자금 수사를 시작한 이후 복수를 결심하고 결말로 달려가는 과정도 썩 납득되지는 않는다. 14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