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이형종(33)이 플레이오프(PO) 엔트리 합류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형종은 지난 18일 전북 익산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교육리그에 7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그가 실전 경기에 나선 건 24일 만이다. 지난달 2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왼쪽 내복사근을 다쳐 복귀까지 4주 진단을 받았다. 당시 류지현 감독은 "재활 진행 상황과 포스트시즌(PS) 일정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부위에 비슷한 정도(그레이드1, 가장 낮은 단계)를 다친 홍창기나 로벨 가르시아는 복귀까지 약 한 달 정도 걸렸다.
이형종은 지난 15일 병원 검진을 다녀온 뒤 훈련하러 바로 나왔다. 이날은 PO 대비 훈련 첫 날이다. 류지현 감독은 "이형종은 회복과 복귀까지 빠른 편"이라고 반겼다.
올 가을을 이대로 보낼 수 없다. 2008년 LG 1차 지명 투수로 입단한 그는 부상으로 단 2경기 등판한 뒤 은퇴했다.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올 때는 타자로 전향, 2017년부터 LG 주전 외야수로 활약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2018년 데뷔 첫 3할 타율, 2020년에는 장타율 0.547를 올렸다.
올 시즌 팀 내 입지가 좁아졌다. 총 26경기에서 타율 0.264(53타수 14안타) 0홈런 7타점에 그쳤다. 타자 전향 후 최소 경기 출장이다. 박해민이 FA(자유계약선수) 영입돼 김현수-홍창기와 주전 외야진을 형성했다. 신예 문성주와 이재원이 크게 성장했다. 이형종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발목 수술로 출발이 늦었고, 이후 담 증세 등 부상까지 겹쳐 고전했다.
류지현 감독은 PO 엔트리 30명을 거의 확정했다. 투수 13명, 포수 3명 내외로 꾸릴 계획이다. 나머지는 야수들로 채우는데, 이형종의 몸 상태가 변수다.
LG는 이형종의 합류를 기다린다. 다양한 옵션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우타자 이형종은 좌투수 상대 통산 타율이 0.321로, 우투수(0.265)보다 훨씬 높다. 왼손 투수를 맞아 스페셜리스트로 투입할 수 있다. 정규시즌 1위 팀 SSG 랜더스는 선발 김광현과 숀 모리만도 외에 김택형, 오원석, 고효준 등 좌완 불펜 자원도 많다.
이형종을 지명타자로 활용하고, 경기 중·후반 대타 카드로도 기용이 가능하다. 올 시즌 대타 타율은 0.385(13타수 5안타)로 높다. 대타로 나섰을 때 장타율(0.462)과 출루율(0.429)도 좋다.
PS 통산 10경기에 출장한 경험도 있다. 타율(0.222)이 높진 않지만 2019년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린 기분 좋은 기억도 있다.
류지현 감독은 라이브 배팅 때 팀 내에서 이형종의 타격감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내렸다. 단기전에서는 적극적이고 파이팅 넘치는 그의 모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류 감독은 "(이)형종이는 계속 지켜보고 있다. 끝까지 컨디션을 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형종은 시즌 후반 "내게 많진 않더라도 작은 기회를 잘 살려 이겨내고 싶다. 계속 노력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고 했다. 여름까지 움츠렸던 이형종이 이번 가을 역전을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