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이에 대해 부정적인 의미로 썼던 건 아니다. 타격감이 좋은 야시엘 푸이그(32·키움 히어로즈)가 상대였으니 가장 구위가 좋은 종훈이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이 전날 8회 박종훈(31)에게 위기 상황을 맡겼던 때를 다시 한 번 떠올렸다.
SSG는 지난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에 8-2로 승리했다. 이날 7회까지는 키움 투수진에 막혀 0-1로 패전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8회 초 후안 라가레스가 역전 투런 홈런을 쳤고, 8회 말에는 고효준이 선두 타자 이정후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이후 등판한 박종훈이 동점을 내주지 않고 2-1 리드를 지켰다. 분위기를 찾은 SSG는 9회 초 6득점을 대거 폭발시키며 여유있게 시리즈 2승(1패)째를 챙겼다.
이날 승부처인 8회는 김원형 감독에게도 인상 깊게 남았다. 김 감독은 전날 승장 인터뷰에서 "(박종훈을 기용할 때는) 이판사판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불안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5일 KS 4차전을 앞두고 "종훈이에 대해 부정적으로 했던 말은 아니다. 푸이그가 타격감이 너무 좋았다. 플레이오프(PO) 때도 옆구리 투수인 정우영(LG 트윈스)을 상대로 대처했다. 타격감이 너무 좋았다"며 "남은 투수들 중에 그래도 가장 구위가 좋은 선수, 그 위기 순간을 이겨낼 수 있는 투수가 누구냐하면 박종훈이라고 그 전 이닝부터 생각해두고 있었다. 그러다 고효준이 안타를 맞으면서 '8회는 박종훈에게 맡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박종훈은 무사 2루에 등판했고, 1사 3루까지 몰렸지만 진루 허용 없이 나머지 두 타자를 모두 잡고 이닝을 마쳤다. 실점 확률이 높은 상황이었지만, 힘으로 이겨냈다. 김 감독은 "박종훈에게 8회를 맡긴 게 감독으로서 최고의 선택이었다. 정말로 중요한 상황에서 무실점으로 막아줬다"며 "사실 무실점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1점은 줘도 된다고 생각했고 2루 땅볼 이후 콘택트 능력이 있는 김혜성을 상대해 걱정했는데 최상의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김원형 감독은 "4차전도 박종훈이 불펜에서 대기한다"고 했다. 선발로는 1차전 구원 등판해 패전을 기록했던 숀 모리만도가 3일 휴식 후 등판한다. 타선은 3차전과 마찬가지로 추신수(지명타자)-최지훈(중견수)-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라가레스(좌익수)-박성한(유격수)-오태곤(1루수)-김성현(2루수)-이재원(포수) 순으로 짜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