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한 8개 그룹 총수들이 17일 방한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차담회를 겸한 환담을 시작했다.
주요 기업 총수들은 이날 빈 살만 왕세자 숙소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속속 도착해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뒤 코로나 검사를 받고 차담회장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이날 오후 4시20분께 초청 대상 총수들 중 가장 먼저 롯데호텔에 도착했다. 이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이재용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욱 DL 회장 등이 차례대로 도착해 호텔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빈 살만 왕세자와 어떤 얘기를 나눌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앞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차담회에 함께 참석한 뒤 롯데호텔로 이동했다. 이 회장은 이날 '회계부정·부당합병' 재판 일정이 있었지만 이번 회동을 위해 전날 법원에 불출석 의견서를 냈다. 일부 총수들도 이날 차담회 참석을 위해 기존 일정을 서둘러 조율하고 빈 살만 왕세자의 초청에 응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짧은 방한 일정을 고려해 숙소인 롯데호텔로 재계 총수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초대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를 비롯해 양국 간 다양한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규모는 5000억 달러(약 700조원)에 달한다.
이날 한국 기업과 사우디 투자처는 네옴시티 건설과 관련한 26개의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그 규모만 40조원에 달하는 협약이고, 총수들과의 논의를 통해 추가적인 협상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 같은 호재로 인해 최근 경기 침체로 잠잠한 재계는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