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물의 길’ 감독과 주요 출연진들이 일본에서 돌고래 쇼를 관람한 가운데, 이를 두고 비판 여론이 일며 영화의 보이콧 분위기까지 조성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맥셀 아쿠아파크 시나가와에서는 영화 ‘아바타: 물의 길’(‘아바타2’)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을 비롯해 존 랜도 프로듀서, 배우 샘 워싱턴, 조 샐다나, 시고니 위버, 스티븐 랭 등 영화의 주역들은 이 자리에 참석해, 주최 측이 마련한 돌고래 쇼를 관람하며 환호했다.
이날 카메론 감독은 돌고래 쇼가 끝나자 “나는 돌고래를 사랑한다. 그들의 지성, 사회성, 그리고 인간과의 교감 능력을 좋아한다. 돌고래들 모두가 이 쇼에 출연하는 것을 허락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나도 쇼에 참여하면 안되나. 돌고래에 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장 영상이 공개되자 일부 동물 보호단체와 누리꾼들 사이 “동물 학대”라는 비판 여론이 빗발치게 등장했다. 동물 보호단체 PETA 측은 지난 10년간 환경 보호자로 살아왔던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아바타2’ 홍보 일정에 돌고래쇼가 사용된 건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제환경단체 돌핀 프로젝트(Dolphin Project) 또한 지난 15일 영상을 공유하며 “돌고래들은 이런 쇼를 하도록 허락한 적이 없다”고 짚었다. 이어 “영화가 바다와 해양생물, 인류의 관계를 강조하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실망스럽고 아이러니하다”고 표현했다.
돌핀프로젝트 측은 “그동안 돌고래 쇼 산업이 야기하는 돌고래 포획문제를 지속해서 알려왔다”며 “카메론 감독과 시고니 위버, 조 샐다나, 샘 워싱턴 모두에게 일본 수족관들이 돌고래를 얼마나 잔인하게 포획하고 도살하는지 보여주고 싶다. 그렇다면 다시는 돌고래 쇼에 손뼉을 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작품을 통해 환경, 동물 보호의 메시지에 앞장섰던 카메론 감독의 행보와는 이질적인 일이기에, 비판의 목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다.
앞서 카메론 감독은 지난 9일 열린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인간 무차별적 환경 파괴에 대해 직언을 날리며 돌고래 멸종 문제를 강조했다. 당시 감독은 작품을 통해 “아무 이유 없이 바다와 환경을 파괴하고 자원을 탈취하는 것들을 그리고 싶었다”면서 “탐험가, 다이버로서 실제로도 수천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해양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지구에서의 모든 삶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다”면서 “아무리 잊으려고 하더라도 해양 많은 생물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돌고래들도 특히 그렇다”고 이야기했다.
‘아바타2’는 지난 14일 전 세계 최초 국내에서 개봉됐다. 전편에 이어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13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로, 판도라 행성에서 제이크 설리와 네이티리가 이룬 가족이 겪게 되는 무자비한 위협과 살아남기 위해 떠나야 하는 긴 여정과 전투, 그리고 견뎌내야 할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