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마무리 투수 김택연(21)의 새해 목표는 간명하다. 다치지 않고 풀타임으로 마운드를 지키는 것, 그리고 블론 세이브를 줄이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게 없다.
김택연의 진짜 목표는 또 있다. 불펜 투수의 ‘3년 차 징크스’를 깨는 것이다. 28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만난 그는 “불펜 투수는 3년 이상 잘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지난해보다 더 잘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2024년 1라운드 전체 2순위 지명을 받고 두산에 입단한 김택연은 그야말로 슈퍼 루키였다. 19세 투수가 시즌 초부터 마무리 투수를 꿰차더니, 3승 2패 4홀드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올리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풀타임 마무리로 뛴 지난해에는 4승 5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3.53을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가 프로 3년째. 그는 “내 자리는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올해 마무리를 맡는다면 블론 세이브를 지난해(9개)보다 절반 이하로 줄이는 게 목표”라며 “블론 세이브가 줄면 세이브는 늘어날 거고, 그러면 팀 승리가 더 많아질 거다. 주어진 역할을 90% 이상 해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택연이 마음먹은 대로 2026시즌이 진행된다면, 그는 KBO리그 톱클래스 불펜이 될 수 있다. 강속구를 던지는 불펜 투수가 3년 이상 잘하는 사례는 김택연 말처럼 흔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임창용·오승환의 시대가 저문 뒤 구원왕은 매년 바뀌고 있다. 홀드 부문도 지난해 노경은(42·SSG 랜더스) 김진성(41·LG 트윈스)이 1·2위를 차지했다. 꾸준히 성장하는 젊은 투수가 그만큼 귀하다는 뜻이다.
지난해에는 정우주(한화 이글스) 배찬승(삼성 라이온즈) 김영우(LG) 등 강속구를 던지는 신인 투수들이 맹활약했다. 2년 전 신인으로서 KBO리그를 강타했던 김택연은 세 번째 시즌에는 안정궤도에 진입하고 싶어 한다.
그런 면에서 이달 초 사이판에서 열린 야구대표팀 훈련 참가는 그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김택연은 “각 팀에서 야구 잘한다는 선수가 다 모이지 않았나. 고영표(KT 위즈) 선배님과 곽빈(두산) 형을 많이 따라다니며 배웠다. (SSG 마무리) 조병현 선배와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표팀 엔트리 발표에서) 내가 뽑힐 확률은 5대5라고 생각한다. 더 성장할 계기가 될 거기 때문에 당연히 대표팀에 가고 싶다”면서 “대표팀과 상관없이 올 시즌이 정말 기대된다. 지난해 풀타임을 뛰며 잘 버텼는데, 부족한 점을 느꼈다. 올해는 몸 상태가 훨씬 좋기에 시즌이 기대된다. 빨리 타자를 상대하고 싶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김택연은 이날 스프링캠프 처음으로 불펜 피칭을 했다. 김원형 두산 감독이 뒤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의견을 씩씩하게 말하기도 했다. 공은 더 씩씩했다. 불펜 3년 차 징크스를 깨려는 김택현의 시즌은 이미 시작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