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최선을 다 하는 모습, 시작부터 방심하지 않고 우리만의 농구를 보여주는 자세가 올해 선수들이 달라진 점이다. 그 부분들을 많이 칭찬해주고 싶다."
서울 SK가 지난 시즌 우승팀의 모습을 빠르게 되찾고 있다.
SK는 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DB와 경기에서 97-63으로 대승을 거뒀다.
물론 어느 정도 예견된 승리였다. SK는 지난 시즌 MVP 최준용이 복귀한 후 빠르게 상승세를 탔다. 이와 달리 DB는 시즌 내내 부상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에이스 두경민에 이어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 이선 알바노가 이탈했다. 독감 증상이었다.
전희철 감독은 경기 전 방심하지 않았다. 그는 "원래 이런 경기가 어렵다"며 선수들의 정신 무장을 주문했다. SK의 장기인 속공을 살리고 턴오버는 적게, 스틸은 많이 해달라고 당부했다.
SK는 전 감독의 주문을 100% 이행했다. 이날 1쿼터부터 23-15로 앞선 SK는 경기 내내 흐름을 지배했다. 2쿼터(24-23) 흐름이 조금 치열하긴 했지만, 전 쿼터에서 우위를 점하며 4쿼터가 끝나는 순간까지 DB를 압도했다.
경기가 끝난 후 승장 인터뷰를 위해 나타난 전희철 감독은 여유 있는 웃음을 짓고 있었다. 전 감독은 "경기 전 말했던 것처럼 됐다. 팀 속공 11개를 기록했고 턴오버도 많이 줄였다. 속공으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계획대로 농구해야 득점할 수 있는데, 선수들이 훈련한대로 다 잘해줬다"고 기뻐했다. 그는 "지난 삼성전에서도 끝나고 칭찬해줬는데 (경기 전 걱정과 달리) 오늘도 나만의 기우였던 것 같다. 점수가 벌어졌을 때도 그렇고 끝까지 하는 모습, 시작부터 방심하지 않고 우리만의 농구를 보여주는 자세가 올해 선수들이 달라진 점이다. 그 부분을 많이 칭찬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제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SK는 세 경기를 남겨뒀다.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남은 라운드에서 충분히 상위권 탈환에 도전할 수 있다. 전희철 감독은 "세 경기 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 같은데 최선을 다 하겠다"며 "팀마다 색깔이 있는데 그 색깔을 잘 내는게 중요하다. 상대에게 말리는 플레이를 하지 않고 우리만의 농구를 하면 충분히 승산 있는 경기를 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세 경기에서 좋은 플레이를 해서 상위권에 한 번 들어갈 수 있는 성적을 내고 싶다. 내 바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