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토트넘)의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안토니오 콘테(54) 토트넘 감독은 그를 비호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20일 열리는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전을 앞두고 손흥민의 부진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손흥민은 지난 시즌만큼 득점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에게 좋은 소식은 아니다. 우리도 손흥민의 골 수를 셀 줄 안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이어 콘테 감독은 “손흥민은 로봇이 아니다. 그는 한 명의 사람이다. 그는 훈련장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며 “최선이란 골이나 도움일 수 있다. 그러나 언제나 운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라며 편들었다.
이런 질문과 대답은 현재 손흥민을 둘러싼 현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첫 시즌을 제외하고 늘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2021~22시즌에는 리그에서 23골을 넣어 아시아 선수 최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골든 부트를 품었다. 페널티킥 득점 없이 득점왕에 오른 터라 그 가치는 더 빛났다.
왕좌에 오른 지 채 한 시즌도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 손흥민의 활약은 딴판이다. 올 시즌 리그 17경기에 출전해 4골 2도움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개막 후 6경기에서 침묵한 그는 지난해 9월 열린 레스터 시티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재기를 알리는 듯했다. 그러나 그다음 골은 해가 바뀐 지난 5일(한국시간)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터졌다.
지난 16일 벌어진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이후에는 민심이 차게 식었다. 이날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슈팅 5개를 기록했지만, 골망을 가르지 못했다. 상대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도 그답지 않은 평범한 슈팅을 때렸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동료 이반 페리시치와 패스 타이밍을 두고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아스널전이 끝난 뒤 영국 팬 사이트 풋볼 팬 캐스트는 ‘손흥민이 선발에서 빠져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달았다. 팬 80%가 ‘그렇다’를 택했다. 득점은 고사하고 경기에 끼치는 영향력이 이전보다 확연히 떨어진 탓이다.
이제는 손흥민이 믿음에 부응할 차례다. 토트넘은 20일 적지에서 ‘디펜딩 챔피언’ 맨시티와 EPL 7라운드 순연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한 15경기에서 7골 3도움을 기록했을 정도로 매우 강했다. 그는 라인을 올려 경기를 운영하는 맨시티의 넓은 뒷공간을 지금껏 잘 활용했다.
맨시티전은 주전 경쟁에 있어 중요한 한 판이 될 전망이다. 손흥민은 줄곧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했다. 토트넘을 거친 여러 사령탑은 손흥민이 부진해도 그를 믿고 기용했다. 손흥민은 기어코 ‘골’로 증명했다. 하지만 현 상황은 다르다. 올 시즌 주전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손흥민을 대체할 자원이 마땅치 않았지만, 데얀 쿨루셉스키와 히샤를리송 등이 복귀했다.
콘테 감독의 공격 선택지가 늘어난 상황, 과거 EPL 무대를 누빈 축구전문가 노엘 웰란은 최근 “쿨루셉스키가 손흥민보다 일관된 윙어”라는 평가를 남겼다. 현재 컨디션도 손흥민보다 쿨루셉스키가 좋다고 관측했다.
토트넘 팬 사이트 스퍼스 웹에 따르면, 팬들은 손흥민의 베스트11 포함을 두고 각기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손흥민에게는 맨시티전 득점이 우려의 시선을 지우는 동시에,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