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그동안 눈부신 자취를 남겼다. 첫 시즌 거칠고 빠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적응에 애먹었지만, 이내 토트넘 에이스로 거듭났다. 2021~22시즌에는 리그에서만 23골을 기록,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골든 부트(득점왕)를 거머쥐었다.
매 시즌 두 자릿수 골을 넣은 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 레전드’다. 기록이 말한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통산 139득점을 기록 중인 그는 현재 토트넘 역사상 7번째로 많은 골을 넣었다. 지난달 29일 프레스턴 노스 엔드(챔피언십)와 FA컵 32강전에서 왼발로 2골을 낚아챈 그는 ‘전설’ 조지 헌트(198경기 138골)를 8위로 끌어내렸다.
토트넘 역대 득점 부문에서 손흥민 위로는 6명이 있다. 공동 1위는 해리 케인(415경기 266골) 지미 그리브스(379경기 266골)다. 3~6위는 바비 스미스(317경기 208골) 마틴 치버스(367경기 174골) 클리프 존스(378경기 159골) 저메인 데포(363경기 143골)다.
올 시즌 부진에 빠진 손흥민이지만, 순위 상승 가능성은 충분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8골을 넣었다. 득점 페이스를 고려하면, 시즌 종료 전 4골 앞선 데포를 제치고 6위로 올라서는 건 기정사실이다.
‘톱5’ 진입도 기대할 수 있다. 2025년 6월 만료되는 토트넘과 계약을 이행한다면, 올 시즌을 제외해도 두 시즌을 더 뛸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반 동안 손흥민이 20골 이상을 넣으면 5위 존스를 넘어서게 된다.
토트넘 역사에 이름을 새긴 손흥민은 EPL에서도 이미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그는 지금껏 EPL 251경기에 나서 97골을 기록 중이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토고)와 함께 EPL 득점 부문 공동 34위다.
이미 축구계 전설로 꼽히는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85골)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87골) 올레 군나르 솔샤르(노르웨이·91골) 등을 제쳤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중 유일하게 100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EPL 역대 득점에서도 톱20 진입을 기대할 수 있다. 손흥민 바로 위에는 맷 르티시에(잉글랜드·100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103골)가 있다. 손흥민이 득점 페이스를 올린다면 이번 시즌 종료 전 호날두를 제칠 수 있다. 현재 20위는 로멜루 루카쿠(벨기에·121골)인데, 손흥민보다 24골 앞서있다.
영국 매체 기브미스포츠는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시아 선수임이 틀림없다. 그는 토트넘 이적 후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았다”며 “손흥민은 리그 100골을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는 스트라이커가 아닌 윙어다. (100골 달성은) 엄청난 대기록이 될 것”이라고 했다.
EPL 역대 득점 1위는 260골을 기록한 앨런 시어러(잉글랜드)다. 웨인 루니(208골) 케인(199골) 앤디 콜(이상 잉글랜드·187골) 세르히오 아구에로(아르헨티나·184골) 순으로 톱5를 구성하고 있다.
빠른 발을 지닌 손흥민은 골 결정력까지 탁월하다.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놓치는 일이 적다. 거구의 수비수와 뛰어난 골키퍼가 즐비한 EPL에서 살아남은 비결이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정확한 슈팅이다.
손흥민은 리그 251경기에 출전, 슈팅 551개를 때려 256개를 골문으로 보냈다. 슈팅 정확도는 46%. 톱5에 이름을 올린 루니(38%) 케인(44%) 앤디 콜(40%) 아구에로(42%)보다 정교한 슈팅을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