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영웅의 방송 점수 조작 의혹을 받았던 KBS2 ‘뮤직뱅크’가 9개월여에 걸친 경찰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10일 KBS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를 받던 ‘뮤직뱅크’ 제작진 A 씨에 대해 전날 무혐의 처분과 함께 검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경찰 조사가 시작된 지 9개월 만에 사건이 일단락된 것이다.
이는 KBS 간판 음악프로그램의 순위집계가 경찰수사까지 이어진 이례적인 일이었다.
경찰은 지난해 5월 ‘뮤직뱅크’ 제작진이 가수 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임영웅의 점수를 조작했다는 고발장 형식의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해 왔다.
논란의 시발점은 지난해 5월 13일 방송된 ‘뮤직뱅크’ 1위 선정 장면이었다. 당시 임영웅의 ‘다시 만날 수 있을까’와 그룹 르세라핌의 ‘피어리스’가 1위를 두고 경쟁한 가운데, 임영웅은 음반점수 5885점, 디지털 음원점수 1148점으로 르세라핌을 앞섰다. 다만 방송 횟수 점수에서 0점을 받으며 결국 1위는 르세라핌에게 돌아갔다.
임영웅 팬들은 임영웅이 전체 점수의 20%를 차지하는 방송 횟수 부문에서 0점을 받은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KBS 측은 당시 점수 조작 의혹을 부인하며 “순위 집계 기간에 KBS TV, 라디오, 디지털 콘텐츠에서 임영웅의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방송되지 않았기 때문에 방송 횟수 점수가 0점으로 집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의혹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팬들은 당시 임영웅의 곡이 KBS 라디오에서 방송됐다며 항의를 이어갔다. 팬들은 KBS 해피FM ‘임백천의 백 뮤직’과 KBS 쿨FM ‘설레는 밤 이윤정입니다’ 5월 4일 자, KBS 해피FM ‘김혜영과 함께’ 5월 7일 자 방송을 근거로 해 KBS의 방송 조작을 주장했다. KBS는 “라디오 방송 점수는 KBS Cool FM의 7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집계한다. 해당 7개 방송 이외의 프로그램은 집계 대상이 아니다”고 반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