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메이저리그(MLB)는 경기 흐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여러 규정에 변화를 줬다. 단편적인 변화를 떠나 팀들 간의 경기 수를 달리하면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다.
잘 알려진 대로 MLB는 같은 지구 내 팀들 간의 경기 수가 달라진다. 지금까지는 같은 지구 팀들이 시즌마다 19경기씩을 치렀다. 즉 지난해까지 각 팀은 같은 지구 팀들과 시즌 전체 경기 수(162경기)의 절반에 이르는 76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같은 지구 팀들의 경기가 14경기로 줄어들어 56경기만 치르면 된다. 그러면 줄어든 같은 지구 팀과의 경기는 어떤 매치업으로 바뀌게 될까.
우선 같은 리그 내 타 지구 팀들과 6경기씩 하게 된다. 같은 지구 팀을 제외한 리그 팀이 10개이니 총 60경기. 162경기에서 부족한 46경기는 타 리그 팀과의 인터리그를 통해 채운다. 이전에는 MLB 사무국이 인터리그 경기 매치업을 조정, 아메리칸리그(AL) 동부 지구와 내셔널리그(NL) 서부 지구나 NL 중부 지구와 AL 서부 지구 경기를 주로 잡는 등 매년 매치업이 바뀌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타 리그 모든 팀과 각각 3경기씩을 겨뤄 인터리그 경기가 매 시즌 20경기에서 46경기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선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이 성립되지 않아 매년 번갈아 가면서 상대 구장을 방문하게 된다.
여기서 빼놓지 않고 들어간 게 바로 전통의 지역 라이벌전을 의미하는 '내츄럴 라이벌전'이다. 예를 들어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카고 컵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같은 팀들이 맞대결하는 거다. 이런 방식을 진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쉽게 보지 못한 타 리그 팀과의 경기를 통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같은 슈퍼스타들이 최소한 2년에 한 번쯤은 홈 팀 구장에서 볼 기회를 제공하자는 거다. 지금까지 인터리그 관중 동원율이 일반 경기보다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변화이다.
여기서 문득 KBO리그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포메이션이 생각났다. 프로야구는 144경기를 치르는데 각 팀이 나머지 9개 팀과 각각 16경기씩을 한다. 그리고 상위 5개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 와일드카드(WC)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 한국시리즈(KS)까지 4단계의 수직적 포스트시즌을 꽤 오랜 기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여러 매체에서 지난가을 현재 포스트시즌(PS) 시스템이 갖는 불합리함을 지적한 바 있다. 아무리 정규시즌 1위 팀에게 어드벤티지가 주어진다고 해도 무려 한 달간 긴 휴식을 취하며 전열을 재정비하는 건 기울어져도 한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밑에 단계에서 올라간 팀은 불공정한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다.
무려 30년 이상 지속한 제도다. 이제는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단순히 PS 구조뿐만 아니라 정규시즌 구성도 고민할 때가 된 건 아닐까. 리그를 지역별 거리 기준으로 두 개로 나눈 뒤 같은 리그 팀과의 경기 수를 늘리고 타 리그 팀과의 경기 수를 줄이면 팀별 이동 시간이 줄어들 거다. 문제점이 있을 수 있지만, 보완도 가능하다. 양대리그 3위 팀이 원게임 와일드카드 경기를 치르고 여기서 승리한 팀이 양대리그 2위 팀 중 승률이 떨어지는 팀과 준플레이오프를 3전 2선승제로 치른다. 이렇게 시리즈를 계속 변형해서 좀 더 색다른 PS 대진표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이런 시나리오는 한가지 예시이다. 중요한 것은 지속해서 지적되고 있는 PS 구성과 정규시즌의 흐름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하고 폭넓은 의견을 수렴할 때가 도래한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