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창섭(24)은 삼성 라이온즈의 ‘아픈 손가락’이다.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출신으로 입단 첫해 가능성을 보이며 기대를 높인 양창섭은 이후 잦은 부상에 허덕이며 팀과 팬들에 실망감을 안겼다. 어느덧 부상으로 신음한 지 4년째, 하지만 양창섭은 “올해는 다르다”는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4년 동안 쓴 재활일지만 해도 빽빽하다. 2019시즌을 앞두고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양창섭은 더딘 재활 끝에 이듬해 막판 복귀했으나 2021시즌 허리 통증으로 다시 재활의 시간을 보냈다. 2022시즌 초반엔 선발 2연승으로 완벽하게 돌아온 듯했으나, 이번엔 어깨 통증으로 다시 재활의 늪에 빠졌다. 세 시즌 동안 나선 경기는 고작 22경기, 양창섭을 향한 기대는 어느덧 실망과 무관심으로 바뀌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양창섭은 지난 인터뷰에서 “너무 조급했다”라고 돌아봤다. 본인을 둘러싼 기대에 충족하기 위해서 복귀를 서두르다 탈이 났다고. 양창섭은 “부상에서 돌아와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조급함이 있었다. 몸이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상태서 공을 던지다 보니 과부하가 걸렸다”라고 이야기했다.
2021시즌 첫 6경기 평균자책점 1.54, 2022시즌 선발 2연승 등 시즌 초반 순항했을 때도 양창섭은 불안했다. 통증이 남아있었다. 양창섭은 “초반 성적은 좋았지만 공을 던질 때마다 통증은 남아있었다”라며 “몸이 안 아팠으면 더 자신 있게 던졌을 텐데 마음만 앞서 준비가 부족했다. 탈이 날 수밖에 없었다”라며 아쉬워했다.
두 차례 시련을 겪은 양창섭은 “2023년은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방법을 바꿨고, 이제는 통증이 전혀 없다며 부활을 자신했다. 양창섭은 “이전 비시즌엔 2, 3주간 공을 던지지 않다가 갑자기 공을 던져 탈이 났다. 이번엔 유연성을 잃지 않기 위해 짧은 거리라도 공을 꾸준히 던져왔는데, 지금 아픈 곳이 전혀 없다.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전했다.
양창섭의 자신감은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도 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양창섭은 팀 연습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며 자신의 건강함과 실력을 증명하고 있다. 9일 니혼햄 파이터즈와의 경기서 2이닝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한 양창섭은 12일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경기에선 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는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캠프 초반이라 컨디션이 완벽할 순 없다. 하지만 매 시즌 직전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전했던 이전과는 달리, 올해는 건강한 모습으로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통증 없는 건강한 몸에 양창섭의 자신감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양창섭의 새 시즌 목표는 ‘건강한 한해’다. 2018년 데뷔 이후 한 번도 하지 못했던 풀타임시즌을 치르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양창섭은 “정현욱 투수코치님이 ‘아프지 않아야 너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라며 격려해주셨다. (오)승환 선배처럼 안 아프고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