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한국시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을 상대로 연습 경기 2이닝을 소화한 윤영철. KIA 타이거즈 제공
"마운드에 올라가니 오기가 생겼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야구 대표팀과 KIA 타이거즈의 연습 경기가 열린 20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베테랑스 메모리얼 스타디움. WBC 대표팀의 두 번째 실전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는데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정작 따로 있었다. 바로 KIA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를 밟은 왼손 투수 윤영철(19)이었다.
이날 윤영철은 3-5로 뒤진 3회 말 등판해 2이닝 4피안타 2실점 했다. 투구 수 45개. 첫 타자 강백호를 좌익수 방면 2루타로 내보낸 윤영철은 박건우와 오지환을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하지만 끈질기게 대결한 김혜성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첫 실점 했다. 4회 말에는 1사 후 최정과 김현수의 연속 안타로 1사 1·3루. 박병호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추가 실점했다. 윤영철은 앞선 타석에서 장타를 내준 강백호와 재대결에서 수비 시프트로 아웃 카운트를 챙겼다.
김종국 KIA 감독은 5회 윤영철을 송후섭과 교체됐다. 등판 뒤 윤영철은 "처음에 라인업을 보고 어떻게 상대할까 싶었는데 마운드에 올라가니 아웃 카운트를 잡고 싶은 오기가 생겼다"며 "이정후·강백호 선배님과 대결해보고 싶었는데 역시 스윙도 잘 돌리시고 어느 공이든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 선배님들을 보면서 나도 꼭 그 자리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상대해보면서 그런 마음이 더욱 커졌다"고 덧붙였다.
KIA 타이거즈 왼손 최고 유망주 윤영철. KIA 제공
윤영철은 직구(23개)와 슬라이더(15개) 체인지업(5개) 커브(2개)를 섞어 야구 대표팀을 상대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36㎞. 캠프 중반이라는 걸 고려하면 구속은 더 향상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낮았던 게 아쉽다"며 "프로 입단 후 첫 실전 등판이라 긴장도 많이 했는데 (포수인) 한승택 선배님이 리드를 잘해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윤영철은 입단 동기인 김서현(한화 이글스) 신영우(NC 다이노스) 등과 함께 KBO리그의 미래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평가받는다. 오는 9월 예정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게 가시적인 목표 중 하나. 그는 "당연히 대표팀에 뽑히고 싶은 마음이 크다. 하지만 우선 팀에서 잘해야만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일단 우리 팀에서 잘하고 싶다"며 "이의리 선배님이 이룬 신인왕에 대한 욕심도 당연히 있지만 일단 아프지 않고 꾸준히 던지는 게 중요할 거 같다"고 강조했다.
충암고를 졸업한 윤영철은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됐다.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서현과 함께 고교리그 랭킹 1·2위를 다퉜다. 왼손 투수로 범위를 좁히면 '넘버원 유망주'라는 타이틀이 달렸다. 양현종-이의리에 이어 타이거즈 왼손 투수 계보를 이을 기대주. 1군 캠프에선 김기훈·임기영과 함께 5선발 경쟁을 하고 있다.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선발 투수 한 자리를 꼭 차지하고 싶고 선발 로테이션을 돌게 된다면 승수도 조금씩 쌓고 싶다"며 "정말로 많은 응원을 받고 입단을 했는데 팬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