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벡스)의 '역수출 신화'는 계속된다. KBO리그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빅리그 유턴에 성공한 켈리는 이젠 미국을 대표하는 선발투수가 되어 세계무대 데뷔까지 노리고 있다.
메릴 켈리는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에 발탁됐다. 지난해 애리조나에서 13승 8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켈리는 지난해 10월, 미국 선발투수 중 가장 먼저 WBC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MLB) 공식 사이트 MLB닷컴은 켈리에 대해 "(대표팀 선수들 중) 처음으로 발표된 선발투수인 켈리는 이미 국제 경험이 있다. 지난 WBC대회에서 미국 대표팀에 뽑히진 않았지만,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4년을 보냈다”라면서 “이 경험은 토너먼트 후반 미국이 한국과 맞붙게 됐을 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라며 그의 한국전 활약을 기대하기도 했다.
켈리는 ‘KBO 역수입 신화’의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시즌 동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한 켈리는 48승 32패 평균자책점 3.86의 호성적과 팀의 우승(2018년)을 이끈 뒤 미국 무대에 재도전, 유턴 첫 해인 2019년 애리조나에서 선발 32경기에 나와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빅리그에 안착했다.
이후 2020년 5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2.59, 2021년 27경기 7승 11패 평균자책점 4.44로 승승장구한 켈리는 2022년 에이스 활약에 힘입어 미국 대표팀까지 승선, KBO 역수입 신화를 계속 써내려가고 있다.
더 나아가 켈리는 미국 대표팀 선발진에서도 '기둥' 역할을 도맡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근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네스터 코르테스 주니어(뉴욕 양키스) 등이 낙마하면서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다. 켈리를 비롯한 마일스 마이콜라스(세인트루이스), 브래드 싱어(캔자스시티) 등의 남아있는 선발 투수들이 미국 대표팀의 마운드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 켈리의 달라진 위상이 인상적이다.
켈리는 21일(한국시간) 애리조나 지역지 애리조나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작년에 (대표팀) 선발 투수가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고, 선발 투수로 준비해왔다"라면서 "언제 등판할지, 어떻게 활용될지는 아직 들은 것은 없다. 하지만 대표팀은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내가 선발로 나서길 원했다"라며 대표팀에서 선발 중책을 맡았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멕시코와 콜럼비아, 캐나다, 영국과 본선 1라운드 C조에 속한 미국은 12일 오전(한국시간) 영국과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WBC 대장정에 나선다. 켈리가 어느 경기에 선발로 나설지, 세계무대에서 어떤 공을 던질지 관심이 모아진다.